다이아몬드를 雕刻하는 커플
날짜 : 2007년 12월 10일 (22시 02분)
정대성 프로필
▲ 1975년 길림성 교하시 출생
▲ 교하조선족중학 졸업
▲ 현재 세명공예품유한회사 사장
강순희 프로필
▲ 1977년 길림성 교하시 출생
▲ 교하조선족중학 졸업
▲ 현재 세명공예품유한회사 경리
Nothing succeeds like success. (한 가지가 잘되면 만사가 잘된다.)
-영국속담 머리말을 대신하여
청양에 가면 조선족이 키우는 자체 기업이 적지 않다. 나름대로 성공으로 발길을 옮기는 이들의 기백은 항상 기자들의 눈길을 빼앗는다. 청양 취재차에 생각밖으로 발견한 커플 기업가를 만나 재미있는 경영노하우에 귀가 기울려졌다. 다이아몬드를 조각하는 청도세명공예품유한회사 정대성 사장, 강순희 경리의 경영스토리를 들어보자.
마음을 크게 품는 자가 일도 크게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말이 있다. 이는 옛 것을 익혀서 새로운 것을 알거나 옛 것을 바탕으로 삼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는 뜻을 품고 있다. '온고지신'의 철학을 경영에 응용한 기업이 있다. 우리의 전통 공예문화, 그 가운데서도 여성들의 솜씨를 연구해 새로운 공예품으로 개발한 기업 '세명공예품'이 바로 '온고지신'이라는 격언이 딱 들어맞는 기업이다.
"세명공예품은 조선 사대부 여인들의 취미 중 하나였던 규방공예에 현대적 기법을 가미, 이를 상품화 해서 수출을 하면서 한편 매장을 개설하여 판매하고 있어요. 세명공예품의 멋과 솜씨로 세계인을 사로잡을 계획입니다."
세명공예품의 미래는 '국내가 아닌 세계 시장에 있다'고 말하는 강순희 경리. 작은 체구에서 풍겨 나오는 그녀의 에너지와 열정에 금방이라도 전염될 듯 하다. 강 경리는 비록 중학교 문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을 늘 품고 있는 터라 액세서리를 배우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인생을 다이아몬드로 다듬는 평범함에
오늘, 이 세상의 80%의 재부가 20%의 사람들에게 장악되어 빈부의 격차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는 시대, 그리고 날에 날따가 격변을 거듭하면서 시장시대와 글로벌시대라는 지식과 경영의 시대에 많은 사람들은 평범하게 자기의 인생을 지나보내고 있다. 또 그만큼 창업 역시 어려운 것이다.
전에 평범한 작업으로 한푼두푼 돈을 모아 자그마한 가게를 꾸리고 생계를 유지해나가던 시대와는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개혁개방 30여년을 거쳐 중국이라는 이 거대한 땅덩어리, 산동반도, 거기서도 청도라는 이 항구의 도시는 너무나도 크낙한 변화를 가져 왔으며 거기서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의 사상과 의식은 이에 따라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되며 그 가운데서 기업으로 살아남자면 남다른 강인과 의지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다이아몬드와도 같은 탄탄한 구조와 어떤 환경속에서도 녹아들지 않고 자기의 특색을 고집해 나가는 개성인 것이다.
고중을 졸업하고 1년 만에 청도로 진출한 정대성 사장은 청도의 한 신발회사에 들어갔다. 바로 거기서 인생의 반려인, 그때는 사람들이 미스 강이라고 친절히 부르는 미모의 강순희 씨를 만났다. 만나고 보니 모두 길림성 교하시에서 청도로 진출한 고향사람사이었고, 차츰 익숙해지면서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 그들은 모두 교하시조선족중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지에서 그것도 철저한 시장화와 상업의식으로 차가운 청도바닥에서 고향사람 그것도 한 학교를 졸업한 고향사람을 만나니 남다른 친절감이 마음속에서 괴어 올랐고, 또 그래서 자주 만나다나니 그들은 급기야는 서로 손을 잡고 사랑을 나누게 되었다. 바로 남보석과 홍보석이 만난 격이었다.
1년 뒤에 그들은 결혼을 하게 되었고 결혼을 하면서 차츰 생활이 피이게 되었다. 그러나 청도와 같은 연해도시로 진출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심리는 단순한 일자리나 손에 필요한 돈만을 버는 것이 아닌 창업이다. 바로 창업을 위하여 진출한 사람들이 마음에 뜻을 둔 사람들이다.
몇 년 뒤인 2001년, 그들은 자기들이 청도에 있으면서 잡아 놓은 인맥과 파악한 시장과 사업누트, 그리고 그 사이 한국회사에 출근하면서 배워둔 경영과 관리지식을 바탕으로 창업에 달라붙었다. 공예품공장을 오픈 했던 것이다.
아직은 국내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했고 또 시장개척이 막대한 자금의 투입과 인력과 판촉네트웍 구축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체의 실제 상황에 맞추어 OEM 생산을 겨냥했다.
성공은 복제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들 이전에 공예품 회사를 차려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경험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경험일 뿐, 정대성 사장과 강순희 경리는 자기들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을 찾아야 했다. 오로지 자기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만이 자기를 살리고 키울수 있을 뿐이요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요,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이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큰 성공을 이뤄낸 방법이라고 하더라도 자기에게 적합하지 않고 자기 실정에 맞지 않은 방법은 좋은 방법이 없으며 성공으로 이끌어 갈 수 없다.
정대성 사장과 강순희 경리 부부는 자기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았다. 바로 외국바이어들로부터 오더를 받아 정세가공을 하는 일이었다.
자기의 경제실력과 경영, 관리실력에 맞추어 공장규모를 갖추었고 자기들의 시설과 기술실력에 맞는 오더만 받았다. 아무리 임가공료가 좋은 오더라도 자기에게 적합하지 않고, 혹시 일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오더는 받지를 않았다.
다이아몬드는 평범한 보석이 아니다. 보석중의 보석이요, 자원중의 자원이다. 하지만 다이아몬드와 같이 평범하지 않은 보석과 같은 인간이 되자면 평범한 인간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남들과 같이 아침 일찍 일어나고 저녁 늦게 자면서 관리를 철저히 했고, 공예품 하나하나를 철저히 확인하고 매 하나의 과정마다 손톱만한 늦춤도 없이 철저히 관리를 해가는 것, 그것이 바로 세명공예품이 다이아몬드와 같은 브랜드공예품회사로 자라나는 길이었다.
다이아몬드에 담는 장인의 정신
장인정신이 없으면 공예품회사를 경영할 수 없으며 정교한 공예품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공예품은 사치품이 아닐지라도 그 생산의 과정과정에 아무리 작은 틈새라도 세세한 정신이 없으면 안되며 아무리 자그마한 실수라도 결과적으로 회사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농테일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전에는 20%의 고가제품이 전체 경영의 80%의 이익을 창출한다고 했다. 하지만 인터넷시대에 들어서면서 이런 상황은 많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전통적인 산업이나 마케팅전략에서도 과거 공업화시대의 20%중점품목에만 맞추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말하자면 이런 법칙과는 반대로 되는, 80%의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이 인터넷쇼핑 등이 충분히 이용되면서 20%의 중점품목보다 회사에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전에는 20:80의 비례에 따라, 잘 팔리는 20%의 품목 밖의 잘 팔리지 않는 80%의 품목이 긴꼬리로 인정 받았다. 하지만 인터넷시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말이다. 잘 팔리지는 않지만 그렇게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이 부동한 소비군체에 널리 팔리면서 20%의 중점품목이 회사에 가져다 주는 이익보다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새로운 시대의 경영법칙으로 이에 따른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창출하고 있다.
이런 농테일법칙은 경영이나 관리에서 역시 마찬가지이다. 눈에 띄지 않는 실수, 아주 자그마한 실수, 그런것들이 하나 둘 모이면서 제품에 차질이 빚어지고, 또 제품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다 줄 수 있으며 지어는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대성 사장과 강순희 경리는 언제나 세부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공예품이 우선 그 체적부터가 작고, 공예품을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누구든지 모두 공예품에 대한 정교한 가공과 자그마한 실수 하나조차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가장 높은 제품이 약품을 제외하고 바로 공예품이라고 해야 할 바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이 오늘은 널리 유행되고 있다. 하지만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은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절대로 아니다. 어떤 사람이든지, 어떤 일이든지, 어떤 기업이든지, 어떤 조직체든지 결과를 중요시 하지 않는 사람이나 단체는 없다. 모든 행위와 사고는 예기한 목표의 결과를 가져오기 위한 것이다. 그만큼 결과는 중요시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은 하나하나의 과정이 다 정확히, 어김없이, 하자없이 진행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예기한 목표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과정이 정확하지 못하면 옳은 결과가 나올 수 없으며 과정에 차질이 발생된다면 예기한 목표에 절대로 도달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장인정신이란 바로 이런 과정을 하나의 빈틈도 없이, 그리고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정확하게 진행을 해나가는 정신이며, 공예품의 경우, 손놀림 하나, 움직임 하나, 눈길 하나도 빈틈이 없이 정확히 진행되고 추호의 차질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대성 사장과 강순희 경리는 그런 장인정신으로 공예품공장과 공예품회사를 운영했다. 디자인에서 제품의 출하까지 어느 하나 그들의 눈길이 가지 않는 곳이 없으며 어느 하나 빼놓고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없다.
사장이 중요하다함은 그가 일을 해서가 아니라 확인을 철저히 하는데 있는 것이다. 손톱눈보다도 작은 실수 하나라도 용인할 수 없고 털끝만한 차질이 있는 제품은 문밖에 나가지도 못하게 했다.
그래서 수년간 내려오면서 한국, 일본, 미국의 오더를 받아 주문생산을 해왔지만 단 한번의 차질도 없었으며 바이어로부터 불만을 들은 적은 더구나 없다. 그래서 오늘까지 끈끈히 파트너관계를 유지해 올 수 있었으며 회사는 성장에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식구”모두가
다이아몬드
세명공예품의 정대성 사장, 강순희 경리에게 있어서 직원은 단순한 직원이 아니었다. 더구나 여성으로서 강순희 경리에게 있어서 직원들은 직원이 아닌 자기들과 함께 고락을 하는, 그리고 함께 사업을 개척해가고 정교한 공예품을 만들어가는 한 가족의 “식구”였다. 그만큼 직원들에 사랑을 몰부었고, 직원들을 직원으로 대하기 전에 우선 “인간”으로, 인간으로 대접하기 전에 우선은 “식구”로 대접을 해주었다.
장인정신은 장인이 있을 때만이 존재가 가능한 것이다. 정신은 사람에 따르는 것이다. 장인이 없다면 장인 정신은 있다고 하더라도 공중누각에 지나지 않으며 그것을 실천해갈 사람이 없다면 그것은 일종의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도리를 강순희 경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남편인 정대성 사장은 말수가 적은 사나이였다. 온 하루 지나가도 말 몇마디 없었다. 꼭 필요한, 하지 않으면 안되는 말 외에 그의 입을 열기란 바윗돌을 깨기보다도 더 어려운 일이었다. 물론 우점일 수도 있겠지만 직원들과의 교류는 어딘가 걸리는 데가 있었다.
그 부분을 강희성 경리가 착착 맞추어 나갔다. “한 식구”, “우리 식구”, 그것은 멀리멀리 고향을 떠나 부모형제처자들과 이별을 하고 청도라는 해변도시로 나와 생계유지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따사롭게 안겨오는 말, 그리고 그 부름소리, 그것으로 직원들은 세명공예품에서 가족의 사랑을 느꼈다.
말뿐이 아니다. 직원들의 생일날, 그리고 회사에 경사가 있거나 회사에 좋은 일이 생기면 150여명이나 되는 직원들을 전부 데리고 회식을 한다. 회식장에서 여성의 섬세함과 자상함으로 어머니와 같이, 언니, 누나와 같이 따사롭게 대해주고 보듬어 준다. 멀리 고향을 떠난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따사로운 가족의 분위기를 베풀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보험도 해주고 직원들이 일이 있으면 서슴없이 할 수 있는 데까지 도와준다. 그래서 세명공예품 사람들은 자기들이 회사의 직원이나 공장의 노동자로 생각하기에 앞서 세명공예품의 “식구”로 마음을 가지게 되며 따라서 그만큼 일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귀해서 소중하지만 다이아몬드와 같은 공예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나 경영하는 회사는 사장이나 경리나, 더 많다면 관리직이라는 적은 “다이아몬드”로는 회사운영이 잘 될 수가 없으며 다이아몬드와 같은 회사를 만들고 다이아몬드처럼 소중한 공예품을 만들자면 공예품회사 전체 직원들이 모두 “다이아몬드”가 되어야 했다. 다이아몬드에는 잡질이 섞이면 품위가 떨어지고 그 정세가공과정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으며 또 그럼으로 폐기처분까지 될 수가 있는 것이다.
회사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이아몬드와 같은 직원들이 하나로 뭉칠때 회사는 말 그대로 “다이아몬드”가 되는 것이다.
지금 세명공예품의 직원들, 150명이 넘는 직원들 대부분은 몇년 간 세명공예품에서 일을 해온 기능공들이고 세명공예품의 직원들은 다른 회사들에서보다 더 높은 봉급을 받을 수 있으며 또 그래서 그들은 세명공예품의 “식구”라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불만이나 눈앞의 이익을 위해 세명공예품을 떠나지 않고 회사와 함께 울고 웃는다.
이런 “다이아몬드”와 같은 팀이 있음으로 세명공예품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바이어나 요구가 엄청 높다는 미국바이어들의 오더를 손쉽게 받을 수 있으며 타회사들에서 일거리가 없을 때에도 세명공예품은 오더가 항상 넘쳐나는 정도이며 또 그래서 인민폐평가절상으로 수출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세명공예품에서는 지금도 월간 수출 20만 달러 이상, 연간 260만 달러의 실적을 올릴 수 있다.
“최종목적은 내수시장을 개척하는 것입니다.”
세명공예품의 목적은 명확했다. 오더가공과 수출로 경제력과 기술력 등 실력을 확실히 키운 다음, 선진설비를 구입해 질 좋고 값이 싼 공예품을 생산해 국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명공예품에서는 벌써 준비작업을 해왔다. 2004년부터 청도의 가장 번화한 거리 대형 상가에 매장을 구입해 공예품 판매를 해오고 있으며 또 그런 직접적인 실천으로 시장조사와 소비수요조사, 시장동태와 내수시장과 국내공예품의 발전방향을 가늠하고 있다.
“조만간 내수시장을 개척해내고야 말것입니다.”
세명공예품은 말그대로 세상에 자기의 실력을 알리는 “다이아몬드”로 결정(結晶)되어 가고 있다.
/ 김명숙, 홍군식 특약기자
Comment Canc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