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날 '서전서숙'을 기억하고 있는 조선족들이 얼마 남지 않았으리라 짐작이 가지만 '서전서숙'이 중국 조선족들의 이주사에서 민족교육의 전초기지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것만은 기증사실이다.
1906년 을사조약 체결 후 만주로 망명한 이상설(李相卨)•이동녕(李東寧) 등 선인들이 현재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시에 일떠세운 만주땅 최초의 민족사립학교가 바로 '서전서숙'이다.
70 평 밖에 안되는 작은 건물에 고등반 갑반과 초등반 을반의 학생 22명을 대상으로, 역사•지리•수학 등의 신학문교육과 항일민족교육을 한 '서전서숙'은 본 민족의 얼을 지켜가고 민족의 사명감을 일깨워 준 조선족 근대사의 보귀한 존재였다.
그때로부터 100년이 넘게 지난 오늘 경제발전의 급물살을 타고 새롭게 형성되는 조선족 집거지에 '서전서숙'과 같은 민족교육의 현장이 새롭게 일떠서고 있다. 아름다운 해변도시 청도에 자리잡은 벽산조선족학교가 바로 그 영혼의 계속이라 말할 수 있다.
산해관 이남에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우리민족 집거지역에서 벽산조선족학교와 어깨 나란히 민족교육의 터전을 가꾸어 가던 천진 샛별조선족소학교, 베이징 장백조선족학교 등이 운영난으로 선후 '마지막 수업'을 선고하면서 벽산조선족학교는 오늘날 명실공히 산거지역 우리민족 교육의 교두보이자 자존심으로 민족사회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중한 수교이후 짧은 10여년동안 청도땅에는 이미 20만에 가까운 조선족들이 모여와 새로운 민족집거지를 형성하고 있다. 이같은 민족 대이동의 동풍을 타고 2000년 8월에 설립된 청도벽산조선족학교, 초기 자그마한 임차건물에서 9명의 교원과 12명의 학생으로 시작된 벽산조선족학교는 설립초기부터 우리민족의 언어와 얼을 지켜가려는 염원을 안고 부단한 자기발전을 거듭해 왔다.
8년 후의 오늘날 중학부 2개 학년에 초등학교, 유치원까지 둔 청도벽산조선족학교는 완벽한 조선족사회의 건전한 교육현장을 만들어가는 것을 사명감으로 삼고 중국 일류의 민족학교를 일떠세우기에 전념하고 있다.
한개 장구한 민족집거지 형성에는 합리화 된 생산수단과 상부상조의 민족공동체의식 그리고 민족교육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사회학자들의 분석처럼 청도조선족사회의 안정되고 지속적인 존재와 발전 과정에는 필연코 건전한 민족학교의 산생과 발전이 필연적인 역사의 흐름으로 대두하고 있다.
'서전서숙'이 일제침략시기 민족의 혼을 불러준 존재였다면 청도벽산조선족학교는 경제시대 산재지역 민족 정체성 유지의 초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대성과 민족성을 겸비한 벽산의 건교사상
얼마전 청도벽산조선족학교 부설유치원 꼬마들의 학예발표회에 다녀온 적 있다. 다가오는 새학기 학전반 입학을 앞두고 그간 유치원에서 배워온 장끼들을 학부모와 선생님들께 선보이는 공연의 장이었다.
우리말, 한어, 영어 등 3중 언어를 노래와 무용에 담아 표현하는 6살 좌우의 60여명 어린이들이 여러 팀으로 나뉘어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는 이날, 공연장에서 몇 가지가 심히 마음을 설레게 했다.
하나는 우리민족 아이들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벌써 우리말, 한어, 영어를 비롯한 3종 언어의 기초를 잘 닦아놓았다는 점이다. 유치원생들이 벌써 다종 언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는 것이 행운스럽고 대견스러웠다.
다음으로는 아롱다롱 저고리를 곱게 차려입은 어린이들이 해맑은 모습으로 사물놀이를 표현하는 모습이다. 유치원에서 벌써 우리민족의 전통무용까지 전수 받고 있다는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공연 결속 후 손인숙 부교장의 "오늘의 공연은 어느 한두명의 장끼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어린이들이 무대에 올라서서 자기가 배운 재능과 꿈을 펼쳐가는 장입니다. 때문에 오늘의 공연은 등수를 따지지 않습니다. 모두가 1등입니다"라는 총결발언 중의 한마디도 퍼그나 인상적이었다. 개개인의 능력보다 집단주의 힘을 키워주는 벽산교육의 새로운 이념을 잘 보여주는 대목었다.
이러한 사사건건의 대목들에서 벽산의 건교 사상을 찾아볼 수가 있었다. 벽산은 산동성 교육부문의 정식 인가를 받은 정규적인 민영학교인 만큼 국가의 통일적인 교육시스템을 따르면서도 조선족으로서의 민족의식을 확고히 심어주고 본 민족의 모어를 배우고 사랑하게 하며 학생들의 인격과 개성 발전을 최대한 존중하고 우리민족의 우량한 전통문화를 이어나가도록 하며 다종언어와 일인일특기를 겸한 글로벌시대의 인재양성을 특색으로 삼고 있다. 또한 벽산은 인성적이며 개방적인 관리이념하에 교원과 학생들이 상호 호흡이 통하는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동심협력의 원활한 관리체제를 건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날로 좋아지는 벽산의 교육환경
학교의 핵심은 교육수준과 교학환경에 있다.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를 조선족학교에 보내는 것을 주저하는 원인중의 하나가 민족학교의 교육수준과 교학환경에 대한 질의에서 온다고 보아도 무리가 아닐 것 같다.
벽산학교의 관리층은 이점을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초창기 임차건물에서 몇 명 학생들을 두고 민족교육의 새장을 잉태해 갈 때 벽산은 선뜻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달라는 말을 못했다.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벽산은 신심있게 아이들의 푸른 꿈을 벽산과 함께 가꾸어 가자고 말한다.
지난 7월 5일에 있은 벽산학교 제6기 졸업식에서 벽산학교 허옥선 교장은 자신있게 학생들의 미래를 벽산에서 책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말그대로 최근년간 몰라보게 발전한 벽산의 교육질은 민족교육을 지향하는 조선족가정들에 일대 경사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6년 벽산학교에 부임한 최연옥 이사장은 학교설립초기에 직면한 여러 가지 발전한계를 직시하고 재출발을 결심했다. 우선 경험이 풍부한 연구형의 교육전문가와 함께 하는 교원자질 제고가 급선무였으며 선진적인 교수시설을 포함한 교육여건의 업그레이드, 그리고 민족사회 동참 등 여러 방면의 비약이 필수적이었다.
우선 교원자질 제고를 위해 최연옥 이사장은 연변에서 교육전문인 두명을 모셔와 교장직무를 담임하도록 했다. 바로 지금의 허옥선 교장과 손인숙 부교장이다. 허옥선 교장은 연변 용정시 중심소학교 교장을 역임한적 있는 교육전문인사로 국가 우수교사, 길림성 특급교사, 길림성 노동모범 등 칭수를 수여받은 적 있다. 손인숙 부교장도 용정시 북안소학교 교장을 역임했던 경력에 전국 소학교예술교육선진공작자, 전국 전통미덕 모범, 그리고 조선족으로 유일하게 중국 '백명 우수어머니' 칭호를 수여받은 교육계 지명인이다.
2000명 이상의 학생을 둔 명문 조선족학교에서 1인자로 활약해온 이 두 교장선생님은 교학프로그램에서부터 교육방향 지정까지의 학교 선진시스템 구축에 최선을 다해 왔다.
오늘의 벽산은 이미 교원 49명에 유치원 2개소, 소학교 6개학년, 초중부 2개 학년에 500여명 학생을 둔 완정한 교학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다음은 벽산의 교학환경이 눈에 뜨이게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1만2800평방미터의 교정면적에 6000평방미터의 면적을 둔 학교 건물, 컴퓨터실, 어학실, 실습실, 무용실, 기악실, 독서실, 의무실, 다기능강당, 기숙사, 식당 등이 구전하게 마련된 벽산은 그 어느 정규학교 못지않은 교학설비가 마련돼 있다.
이와 동시에 벽산은 중국학교들보다 더욱 실용적인 특색교육프로그램을 내오고 있다. 우리말, 중국어, 영어 등 3중 언어교육에 1인 1특기(학생마다 한 가지 재능 키우기)교육을 겸비한 벽산의 특색교육은 중국학교들에 비해 우월한 점이다.
교육부문에 정식 등록한 학교인만큼 중국학교들과 같은 교재를 사용하고 통일시험을 보는 것은 물론 컴퓨터, 과학, 예능 등 여러 방면에서 특기교육을 전수하고 있는 것 또한 벽산의 특색, 게다가 외국어 원어민 회화과목 설치로 아이들의 언어 자질이 뛰어난 것도 벽산학교의 우월성으로 되고 있다.
지난학기 벽산은 영어, 수학 등을 비롯한 여러 과목들에서 청도시 이창구 32개 초등학교 중 10위권에 드는 훌륭한 성적을 따냈다.
벽산의 꾸준한 발전은 또한 민족사회 지성인들의 관심과 주목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학교에 설립된 장학금을 보면 이점을 알 수 있다. 현재 벽산학교에는 '청도조선족기업협회 장학회', '청록장학회', '용두레아낌이 장학금', '한일장학금', '하넥스장학금', '성원장학금', '가남장학금', '금탄옥장학금', '조원장학금' 등이 설치돼 있다.
한편 학교의 위망이 높아짐에 따라 지난 4월 24일에는 중국 각지 40여개 조선족소학교의 교장들과 민족교육지도자 20명이 청도벽산조선족학교의 주최로 열린 '전국 조선족소학교 교장대회'에 참석했고, 7월 3일 주청도한국총영사관 김선흥 총영사의 관저에서 열린 '청도 동포청소년을 위한 음악회'에 50여명의 벽산학교 예술단 학생들이 참가하여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였다.
오늘날 벽산의 발전 배후에는 학교 사생 및 민족사회의 한결 같은 지지와 성원이 뒷따랐다. 그래서 벽산은 만난을 극복하고 우리민족의 새로운 터전에 교육의 깃발을 꽂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벽산학교 발전 여정에는 산재지역 민족학교 성공모델로 자리매김 했으면 하는 전반 민족사회의 기대가 서려 있다. /본사기자
사진설명:
1. 기악합주를 하고 있는 벽산학교 어린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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