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자 심리교실(24)

압력과 다종인격

 

 

 

우리는 가족들 또는 주변사람들이 언제부터인가 성격이 변하였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따뜻하고 배려심이 많고 늘 덕담과 웃음을 선사하던 사람이 웬 영문인지 민감해지고 쉽게 상처를 받고 사람들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변덕이 많다고 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느끼는 압력 정도에 따라서 감정이 기복을 이루고 또 이런 감정기복에 따라서 그때그때 생각도 달라진다고 합니다. 하여 자신에 대해서도 때로는 “나는 참 멋진 사람이다” 하다가도 때로는 자신이 정말 못났다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사람의 마음속에 내적인 부모(内在父母), 내적인 아이(内在小孩)와 내적인 성인(内在成人)이 살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할것없이 다종인격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러고 보면 사람이 좋았다 궂었다 하면서 좀씩 변덕을 피우는 것은 아주 정상적인 것 같습니다.

우리들은 자신의 능력과 체력 그리고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면 아무런 압력도 느끼지 않습니다. 이때면 내적인 부모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내적인 부모인격이 나타날 때면 사람들은 자신은 아주 능력이 있고 강하다고 생각하기에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고 하고 다른 사람을 보호해주고 너그럽게 받아드리고 용서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면 무엇이든 이쁘게만 보인다고 합니다. 남편과 아내가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보아도 이쁘기만 하고 지나가는 강아지도 고양이도 귀엽기만 하다고 합니다.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면 세상이 아름답게만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한사람에게 부모의 인격이 나타나면 사랑을 베푸는 방식으로 대인관계를 맺고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주변세상은 평화롭고 전쟁은 일어날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모인격으로 인한 과분한 도움은 상대방의 한계를 침범할 수도 있어서 상대방이 불편을 느끼게 할 수도 있고 가족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마저 도맡아서 함으로써  무능한 가족이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뭐든 지나치면 해가 되는가 봅니다.

그리고 살다가 큰 압력을 느낄 때면 내적인 아이의 인격이 나타나게 됩니다. 사람들이 큰 압력을 느낀다고 하는 것은 자신의 능력 또는 체력 그리고 마음에 여유가 부족하여 부딪친 문제들을 스스로 감당하고 해결하기 힘들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때면 어제까지도 이쁘기만 하던 남편과 아내도 오늘은 뭘 해도 이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금방 태어난 아기들은 무엇이든 스스로 할 수가 없는 취약한 생명의 존재입니다. 고개도 저절로 들 수 없어서 젖도 입에 물려줘야만이 그것을 먹고 생존할 수 있습니다. 하여 아기들은 다른 사람의 관심과 도움을 갈망하게 되고 도움이 없으면 자신의 생존이 불안하여 큰 소리로 우는 방식으로 도와주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아이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 아이의 인격이 나타날 때면 자신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다고 느끼기에 쉽게 좌절과 실패감을 느끼고 또 자비감으로 인하여 민감해지고 쉽게 억울해하고 분노하고 다른 사람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어쩌면 자신의 능력이나 체력 또는 마음에 여유가 없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힘들고 불안하여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만일 이때 상대방이 마침 부모인격을 위주로 살아간다면 찰떡궁합이 될 것입니다. 

한사람은 뭐든 도와주고 사랑해주고 싶고 한사람은 항상 사랑과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적당한 압력은 느끼지만 마음은 평형을 이룰 수 있고 또 사업과 생활의 목표가 있어서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열심히 살아갈 때면 내적인 성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내적인 성인의 인격은 부모인격처럼 다른 사람을 많이 도와줄 여유는 없더라도 자신의 책임과 의무는 충분히 완성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꿈도 있고 흥취도 다양하고 독립성도 강하며 필요할 때면 다른 사람의 도움도 요청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서로 협조가 가능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성인이 되면 거의가 성인의 인격을 위주로 살아가게 됩니다.

성인의 인격이 나타날 때면 자신의 능력을 믿을 수 있기에 자신만만하고 자신의 부족함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부족함도 받아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능력도 인정하고 서로의 독립성과 자유를 존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간섭을 받고 방애를 받는 것은 아주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만일 성인의 인격으로 살아갈 때 상대방이 아이인격으로 살아간다면 자신의 일은 열심히 잘 할 수 있으나 부모처럼 다른 사람을 돕고 사랑해줄 여력이 없는 성인은 압력을 느끼고 억울해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압력이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면 자신도 아이의 인격을 나타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두사람이 모두 아이인격을 나타낼 때는 서로가 상대방을 돕고 사랑해줄 수 있는 여력이 없기 때문에 모두가 서운하고 억울함을 하소연하면서 화가 나고 그러면 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들의 대인관계에 적신호가 켜질 때는 누군가가 아이인격이 나타났을 때입니다.

이때는 우선 아이인격이 된 압력의 근원을 찾고 자신의 느낌과 수요를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자신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을 키움으로써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성장하여야 합니다. 

성장해야만이 능력과 여유가 생겨나서 성인인격 또는 부모인격으로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서로가 마음이 편해지기에 평화로운 세상이 만들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