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자 심리교실(5)


 

의지력과 경외심(敬畏心)

 

아침 긴장한 출근시간입니다. 엄마가 아이를 안고 탁아소로 가는 길에 아이는 자꾸 장난감을 길에 던집니다. 주어서 쥐어주면 또 던지기를 반복합니다. 시간이 급한 엄마가 장난감을 빼앗으면 아이는 또 소리 지르고 발버둥치면서 웁니다. 엄마도 같이 울상이 됩니다. 아이는 마치 작정을 하고 엄마를 괴롭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걸을 줄은 알지만 아직 잘 걷지도 못하고 의사표현도 제한된 단어로만 가능한 두살좌우의 아이들입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은 많은 체험을 거치면서 이젠 자신도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서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의식하고 의지대로 하기 위하여 엄마와 기싸움을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 엄마들은 아이에 대한 대소변훈련도 시킵니다. 아이를 데리고 지정된 곳에 가서 대소변을 보도록 하면 많은 아이들은 오히려 대소변을 억지로 참으면서 엄마가 시키는대로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참다가 침대에, 바닥에, 바지안에 실수를 합니다. 엄마는 정말 화가 납니다. 

하지만 아이는 대소변을 참음으로써 엄마의 명령에 굴복하지 않은 심리적 만족감을 느낍니다. 속으로 좋아라 웃습니다. 자신의 의지력을 인식한 것입니다.

이때 아이들이 늘 하는 한마디가 있습니다,  ”아니야(不)”  입니다. 반항을 통하여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인생에서 첫 반항기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바로 이때가 아이한테 의지력을 키워주는 동시에 경외심(敬畏心)을 갖도록 가르쳐야 할 시기이기도 합니다. 

중국의 유명 고등학부인 복단대학 의학원 석사생이 정수기에 독을 타서 한 침실에 생활하는 학우를 살해한 사건은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아쉬움을 금치 못하게 하였습니다. 얼마나 강한 의지력으로 공부를 하여 복단대학에 입학하였을까요! 이러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부모님은 얼마나 많은 것을 투자하였을까요! 그런데 왜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났을까요?

어쩌면 살인범이 된 이 학생은 걷기 시작하면서 의지력이 과분하게 키워진 대신 경외심은 전혀 키워지지 않은 아이인 것 같습니다.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매개 단계마다 완성해야 할 심리적 임무와 사회적 임무가  있습니다. 마치 일년 사계절에 농민들이 해야 할 일들이 따로 있는 것과 같습니다.

젖먹이 아이 시기에는 엄마가 충분한 사랑을 줌으로써 아이의 안전감과 믿음을 키워주고 아이가 희망을 품고 세상을 믿으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충분한 안전감과 믿음과 희망을 갖게 된 아이들은 걷기 시작하면서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습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답니다. 내가 하고싶은 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늘 강한 의지를 표현합니다. 이 시기에 아이들은 아직 도덕적인 관념이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 엄마들의 민감성이 항상 필요합니다. 

어느 정도의 사랑이 충분한지, 탐색욕망과 안전사이에, 또 의지력과 도덕적인 경외심사이에 어떤 평형이 필요한지 등등 엄마들은 그때그때 아이의 심리발달 특성에 맞춰서 항상 평형을 유지하도록 충분히 민감해져야만 합니다.  

의지력은 에너지입니다. 에너지를 정당한 곳에 사용하도록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충분한 체험을 하도록 지켜보고 격려함으로써 아이의 의지력을 키워주는 동시에, 아이의 능력이 날로 커짐에 따라서 하면 안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아이한테 가르쳐야 합니다. 이렇게 아이들의 사회질서와 법규의식 그리고 경외심이 키워집니다.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무서워하는 것이 있었기에 인류의 윤리사회가 만들어졌다고. 우리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