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자 심리교실(4)

 

인류의 탐색활동

 

 

 

인류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탐색활동은 무엇인가고 물으면 저는 콜롬보의 신대륙발견을 위한 항해활동과 아무스터랑의 달나라 상륙을 꼽겠습니다. 탐색가들이 미지의 세계를 탐색하기 위한 심리적 호기심과 정신적 용기에 감탄합니다. 정말 위대한 탐색가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어찌하여 이렇게 위대한 탐색가가 될 수 있었을까요? 태어날 때 누군가가 너는 위대한 탐색가가 될 것이다 라고 운명을 정해 줬을까요? 어쩌면 아이의 호기심과 탐색활동을 충분히 지켜봐주고 믿어주고 격려해주신 엄마의 도움이  컸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인류는 태어나면서부터 탐색활동을 시작합니다. 엄마의 따뜻하고 안전한 자궁속에 살다가 아주 큰 용기를 내어 갑자기 미지의 세계로 나왔습니다. 인류가 처음 달나라에 상륙한 것보다 더 위대한 장거(壮举)일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이렇게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태어날 때 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탐색가였습니다.

아이가 첫 울음을 터뜨릴 때는 자궁속 환경과 바깥세상의 온도와 압력 차이로 인하여 피부의 심한 통증을 느껴서 크게 운다고 합니다. 하지만 울음을 그치면서 바로 탐색활동을 시작합니다. 귀로 소리를 열심히 들으면서 미지의 세계를 탐색합니다. 무섭다고 느끼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큰소리로 울기도 합니다. 위험이 있는 것 같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아이가 시력이 정상화됨에 따라 사람이나 물체를 뚫어지게 쳐다보거나 두리번거리면서 주변을 탐색합니다. 아이한테는 모든 것이 새롭고 신비하기만 합니다. 미지의 세계를 알고 적응하려고 스스로 노력을 합니다.  

아이의 감각신경이 발달함에 따라서 자기 손가락을, 주먹을, 심지어 발가락을 빨기 시작합니다. 이때 아이는 자신과 주변세상은 통합된 거라 생각합니다. 손과 발을 빠는 것은 안전감과 즐거움을 찾기 위함도 있지만 자신과 주변세상에 대한 탐색활동이기도 합니다.

이때부터 아이는 무엇이든 손에 쥐면 입에 넣습니다. 이 시절의 아이한테는 입이 가장 중요한 탐색기구입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입주위의 신경이 가장 먼저 발달한답니다. 젖을 먹어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입술과 손가락의 촉각신경이 아주 예민합니다. 젖을 먹는 것 또한 탐색활동중의 하나입니다. 

아이는 손으로 물체를 만지고 그걸 입에 넣어서 혀로, 입술로, 이발로 물체를 감지합니다. 이때 아이는 마치 과학가와도 같이 물체의 온도, 형태, 무게 그리고 땅땅한지 말랑말랑한지 등 특성들을 입으로 아주 세심하게 감지하여 감지한 정보를 대뇌에 전달합니다. 아이의 대뇌는 입수한 감각정보가 많을수록 감각체험이 풍부하여 대뇌발달이 더욱 잘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뭐든 입에 넣으면 위생이 불결하여 아이의 건강에 해로울까봐 두려워서 아이의 탐색활동을 무조건 금지시키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위대한 탐색가의 탄생을 방애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기고 서고 걷기 시작하면서 아이의 세상은 점점 더 커져갑니다.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반경이 커지면서 아이는 흥분을 감출 수 없습니다. 탐색해야 할 것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처음 서서 걸을 때  자신이 위대한 탐색가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때 아이는 젖이나 밥을 먹는 시간도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도망 다니면서 밥을 잘 안 먹습니다. 탐색을 위함인지도 모릅니다.  

아이는 또 물건을 바닥에 힘껏 던져서 쾅쾅 소리가 나도록 합니다. 엄마는 시끄럽고 불안해서 못견딜 지경입니다. 그러나 아이는 쾅쾅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능력을 확신합니다. 용기와 자신감을 키웁니다. 이때 아이들의 호기심과 용기는 최고봉에 도달하고 뭐든 겁날 것이 없고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에 엄마들은 무조건 금지시키기보다는 안전한 환경을 마련하고 아이의 안전과 탐색욕망 사이의 평형을 민감하게 조절하는 것이 가장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미지의 세계에 태어나서 생존과 적응을 위한 탐색활동을 통하여 수많은 체험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학생이 되어 공부할 때, 옛날에 체험했던 탐색실천과 비슷한 내용을 접하였을 경우, 호기심이 다시 발동되어 공부에 흥취를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흥취는 가장 훌륭한 스승이라 했습니다. 또 호기심이 있어야 흥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만일 아이의 안전을 걱정하여, 또는 엄마가 귀찮아서 무조건 “하지마”를 구두선(口头禅)으로 하였다면 이 아이는 호기심은 안 좋은 것이고 탐색활동도 하면 안된다고 판단합니다. 아이는 흥취를 잃게 됩니다.  

언제부턴가 이런 도리를 깨달았습니다. 여직껏 살아오면서 겪어왔던 모든 것들이 나의 자원이 되고 인생자산이 되었다는 사실을. 마치 여직껏 먹고 마신 음식들이 나의 뼈가 되고 피와 살이 된 것처럼.

우리아이들이 성장하면서 탐색해왔던 모든 체험들도 반드시 아이가 스스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자원이 되고 인생자산이 될 것입니다. 아이가 하는 짓을 충분히 믿고 지켜봐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아이에 대한 가장 큰 축복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또 한명의 위대한 탐색가가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