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강> 신인상 수상작(2016.6.30 한국)
고물의 존재가치
한춘옥

문명이 급속히 발전하는 요즘 세월에 새로운 물건은 우후죽순처럼 빨리 탄생한다. 고물이 되여가는 속도 또한 빠르다. 하지만 고물이라도 고쳐쓰거나 재활용하면 나름 대로의 가치를 발휘할수 있다.
얼마 전 일본려행을 하면서 오사까의 푸른 하늘에 하얗게 겹치는 꽃구름을 보고 기분이 너무 좋았었다. 가슴이 확 뚫리는 맑은 공기를 흡입하면서 깔끔한 길거리와 공공장소, 그리고 수도꼭지를 틀어 물을 받아 마실 수 있어 감동이었다. 어디가나 정말 깨끗하고 문명하여 설명이 따로 필요없다. 그것은 고물의 쓰임새에서 빚어낸 록색 환경이였다.
가이드는 일본사람들이 고물을 엄청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했다. 건물은 백년계획으로 세우고 공장은 페수와 공기오염 처리가 완벽해야 가동이 된다. 생활용품도 품질이 좋아서 오래 쓸수 있기에 고물이 많다고 한다.
오사까 거리에서 옛 건물과 현대의 조화를 많이 볼수 있었다. 고물의 력사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문화를 새롭게 만났다. 자연을 보호하기 위하여 낡고 오래된 건물을 그대로 커피점으로 쓰면서 가업을 이어 받는 것이 너무도 고풍스럽다.
옛날선풍기, 자동차, 자전거를 쓰는 사람들이 고물사용에 대한 자호감을 가지고 낡은 물건의 멋을 즐긴다. 녹쓴 층계나 닳아 떨어진 길거리 패쪽, 쓸수만 있다면 버리지 않는 고물은 하나의 그리움처럼 부가가치를 더해준다. 고물을 보기위해 유람객들이 찾아 온다고 한다.
고물을 수장하는 애호가는 높이 뛰는 가격때문에 보물처럼 모신다. 하지만 고물을 사용하는“사랑가”는 자손만대에 록색자연을 선물하기 위해서이다. 낡은것을 극구 고집하는 그들의 사고방식이 푸른하늘을 이고 자연과 더불어 살수있게 하였다.
무조건 새것과 비싼것 큰것을 추구하고 좋아하는 우리와는 너무도 다른 사고방식이다. 더우기 놀란것은 공동묘지가 도시 중심거리와 아파트옆에 있는것이다. “인생고물”을 모시는 방법도 특이하다. 일본사람들의 마음은 참 몸 안에도 있고 몸 밖에도 있는 같다. 아파트에서 묘지를 내려다 보며 조상들과 같이 있으며 삶과 죽음에 대하여 랭철하게 생각한다. 인생의 고물은 자연의 섭리와 같은 순환이라고 한다.
고물에 창의성을 조금 넣어서 만들어진 도시나 건물, 철제품들은 시간을 거꾸러 수백년을 끌고 갔다. 후손들에게 살아있는 역사를 보여주는 보물고이기도 하다.
환경보호를 첫자리에 놓고 자원을 아끼는 사람들이 쓰레기 수구도 세분화되고 있다 패트병 하나를 네가지로 분리하면서 재활용하고 쓰레기를 대폭 줄인다. 쓸수만 있다면 버리지 않는 고물사랑으로 자연의 혜택을 받는것이다.
무조건 많이 큰것을 선호하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려준다. 산을 허물고 땅밑을 뚫고 강을 가로 막으며 자연을 무참하게 파괴하는 우리들이 언제면 멈출지? 강과 바다가 오염이 심하고 먼지알갱이 투성인 공기를 마시며 욕심을 무한대로 증폭시키고 있다. 쓰레기 분리의식이 없는 우리에게 쓰레기 산이 늘어나고 나중에 만구할길이 없을 때 한탄할까?
고물을 사용하면서 후손들에게 많은 그리움을 이야기할수 있다. 하나의 고물 례하면 나무함지에서 많은 그리움의 이야기가 쏟아지고 역사를 풀어낼수 있다. 전통은 바로 이런 형식으로 이어질때 자연스럽게 받아드릴수 있다. 말로만 하는 전통교육은 옛날소리를 한다고 반감을 산다.
나 자신도 아버지께서 손수 만드신 감자떡칼, 식칼 그리고 엄마쓰던 그릇을 고물이라고 주위에서 하도 웃으니 페기처분했다. 쓸수 있지만 고물을 쓰는것은 가난의 상징으로 생각하며 바꾸어 버렸다. 지금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각종 주방용기를 쓰면서 추억이 담긴 엄마체취가 슴배인 고물이 그리워 난다.
요즘 부모들의 위력이 약해지는 것중에 하나가 바로 전통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쓸수 있는 고물을 쓰면서 뿌리교육을 하면 얼마나 실감이 날까?
대대로 물려주며 백년세월의 흔적을 더듬는”고물사랑” 문화가 이 고장에서도 하루속히 꽃피여 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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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춘옥 프로필
필명 한설
2009년 수필로 문단 데뷔
기원컵 “압록강 문학상” 금상, 송화강 수기3등상, 연변방송국 “생활수기” 대상 등 수차 수상.
청도작가협회 회원, 연변작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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