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소설
어떤 부부
박일

1
아내는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2
-왜 피워?
-그저!
아내의 입에서는 대답 대신 뽀얀 담배연기만 나왔다.
3
그러다가 아내는 몸져누웠다.
동창생 애금이가 보러 오겠다고 전화오는 걸 아내는 “오지 마!”하고 소리를 질렀다.
남편은 속이 꿈틀했다.
(정말 귀신 같은 여자네. 내가 애금이와 단 둘이 딱 두번 술을 마셨는데 그걸 어찌 알까?)
4
-담배를 끊어!
-왜요?
-미안해! 잘못했어!
-호- 당신이 미안하다구?
5
아내는 요즘 주식에서 연속 곤두박질 했다. 부부가 아글타글 모은 돈 이십만원을 몽땅 밀어넣고도 동창생 애금이한테서 꾼 십만원마저 허리를 뭉청 날려버렸다. 그래서 속이 타 담배까지 피우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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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 프로필
필명 주명천. 1955년 생.
흑룡강신문사 고급편집, 부총편집 력임. 현재 흑룡강신문사 론설위원.
벽소설집 “웃음거리”, “노래방 남자들”, “얼굴없는 녀인”, 장편소설 “안개흐르는 태양도”, 기자문선 “현실은 말한다”등출판.
흑룡강성 소수민족문학상 1등상 등 수상.
흑룡강성작가협회 회원. 연변작가협회 회원. 청도조선족작가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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