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시누이 중매로 새 가정을 이룬 김봉해(59세) 할머니는 '조합가정'을 꽃피워 가는 마음씨 착한 효부에 훌륭한 시어머님이시다.
김봉해 할머니는 항미원조에 참가하여 희생된 집안의 며느리로, 32년 동안 앓는 남편, 24세에 과부로 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왔다. 그러던 9년 전 장기환자인 남편이 돌아갔고, 마냥 딸처럼 대해주시던 시어머니의 동의로, 시누이의 중매로 현재 남편 김국진(62세) 씨를 만나게 되었다.
"평생 고생만 하셨는데…비록 늦었지만은 그래도 행복을 꽃피우면서 사세요." 시누이의 간절한 소원과 따뜻한 정이 넘쳐나는 얘기였다.
6년 전의 12월 5일, 김국진씨는 아들 며느리, 손자와 함께 계동현 계림향에 살고 있는 김봉해씨의 집을 찾았다. 평생을 현숙한 아내로, 훌륭한 며느리로 살아왔던 착한 김봉해 할머니 앞에서 김국진씨의 아들과 며느리는 직접 "어머님!"이라 불러 엄동설한에 훈훈한 정을 불어넣어 주었다.
김봉해, 김국진내외는 만나서 2001년도에 청도에 정착하였다.
원래 자신을 항상 딸처럼 생각해왔던 시어머님의 본을 받아 김봉해 할머니는 새 가정에서 훌륭한 시어머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늘 며느리의 얼굴에 미소가 띠는 것을 보면 행복감이 든다고 말하면서 김봉해 할머니는 "시어머니로서, 할머니로서 집안 일을 하고 손자를 봐주는 것이 응당한 일이지만 늘 건강체크도 해주고 하는 며느리가 참 사랑스러웠어요. 지난해 6월에 아들, 며느리의 지지로 청도시 조선족노인협회 이창구 봉산분회에 가입한 후부터는 손에 물 한 방울도 다치지 못하게 며느리가 집안의 모든 살림을 다 하고 있어요." 하며 시름 놓고 협회활동에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 자식도 귀찮을 때가 있다'지만 김봉해, 김국진 내외는 서로의 자식들을 늘 진심으로 감싸주고 있다.
고향에서 김봉해 할머니의 친아들과 며느리가 86세 고령의 시어머님을 모시고 있다. 한겨울에 감기 한번 안 걸릴 정도로 할머니를 따뜻하게 보살피고 있는 사연도 김봉해 할머니의 본을 받은 것이 아닐가?!
지난 설에는 고향에 계시는 시어머님을 청도에 모시고 와 함께 단란한 설 분위기를 느꼈다. 며느리의 새 남편이지만 늘 김국진씨가 사위마냥 가깝게 느껴질 정도라고 한다.
"현재 훌륭한 아들 며느리 뿐만아니라 훌륭한 딸, 사위도 많아요. 현재 젊은이들한테서 배울 것이 더 많죠. 가정의 화목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랍니다." 김봉해 할머니의 소박하고 겸손한 마음이 우러나고 있다.
"자식이 잘 되는 것을 바라보며 사는 것이 우리 부모들의 가장 큰 행복이고 바램이다"면서 늘 '조합가정'에 행복을 수놓아 가는 김봉해 할머니는 한 대 또 한 세대 아름다운 사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화 특약기자
0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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