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1년 05월 09일
(정양) 박천일
"사랑은 교육의 영원한 주제이다. 사랑이 없는 교육은 메마른 교육이며 사랑이 없는 교육은 죽은 교육이다."
"학생들의 마음을 요해하지 않으면 교육의 발전이 없다."는 교육자들의 경험담을 수없이 들으면서 훌륭한 교육자가 되려는 꿈을 안고 앞만 보고 달렸다. 교원으로서의 자세와 언행으로부터 수업방법, 교수설계에 정력을 몰부으면서 교학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가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과의 거리를 줄이려고 그들의 생활환경, 성격특점, 학습정황을 손금보듯 파악하면서 그들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였다. 그래서 나한테는 학생들과 잊지 못할 사연들이 종종 생기게 된다.
지난번 아버님의 갑작스런 한국행으로 부득이 고향으로 다녀오게 되었다. 반급 학생들이 이 소식을 어떻게 접했는지 떠나기 전부터 "선생님, 안가면 안돼요?", "언제 돌아오시나요?" , "선생님 가시면 누구 우리를 배워주십니까?"라고 연속 질문을 들이댔다.
고향으로 떠나는 날 학생들이 나를 심하게 감동시켰다. "갔다가 꼭 돌아오세요! 선생님 없는 동안 조선어문 공부를 열심히 학습하겠습니다."하면서 나에게 저들끼리 직접 만든 카드며 쵸콜렛이며 목캔디며를 수두룩이 품에 안겨주었다. 교문을 나설 때 6학년 전반 학생들이 상학시간도 마다하고 창문에 한떨기 꽃처럼 꽉 모여서 "선생님! 안녕히 다녀 오세요!"라고 웨치면서 손을 젖는 것이었다. 잠시나마 그들의 곁을 떠나는데도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고향으로 가는 길에서 나는 기특하고 귀여운 친구들한테 한글자라도 더 배워주겠다고 다지고 또 다졌다. 5일간의 고향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그들이 참으로 고맙고 반가웠다.
며칠전 또 한가지 사연이 나의 마음을 심하게 흔들어 놓았다. 나의 조그마한 실수가 한 학생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던 것이다. 반년전 새로 전학해 온 천윈이라는 한족애가 있는데 지난학기만 해도 나는 점심시간이나 저녁보도시간을 이용하여 그와 같은 우리말 기초가 차한 학생들을 짬짬이 가르쳐주곤 했다.
이번 학기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그들에게 추가학습을 시키게 되었는데 천윈 학생은 6학년 졸업반인지라 다른 과목에 정력이 더 가게 학습 대상에서 제외시켰고 상학시간에도 그한테 그다지 압력을 주지 않았다. 이러한 사연이 그 학생의 마음속에는 선생님이 자신을 배척하는 줄로 오해가 되었던 것이다.
이튿날 오후 수업시간에 나는 흑판에 중국어로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글자를 대문짝만하게 적었다. 학생들은 눈이 동그래서 "선생님, 오늘 배울 내용은 ‘4.우리말을 옳바르게 쓰자’ 입니다.", "선생님께서 흑판에 '感 和 不起'라고 적었어."라고 하면서 의아해하였다.
나는 그들에게 "친구들, ‘감사합니다'와 '죄송합니다’는 어떤 상황에서 쓰는 말입니까?" 라고 물었다.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누구한테 감사한 마음을 전할 때, 잘못을 범했을 때, 다른 사람한테 사과할 때 쓰는 말입니다." 등으로 대답했다.
나는 "오늘 시간을 이용하여 선생님은 친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려 합니다. 또한 친구들한테 용서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감사는 제가 친구들을 가르칠 수 있어서이고 친구들이 선생님이라고 깍듯이 불러주어서이고, 친구들이 조선어문 과목을 열심히 배워서입니다. 선생님은 친구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죄송한 것은 선생님이 친구들에게 지극한 사랑 다하지 못해서, 친구들한테 모든 것을 다 가르치지 못해서, 친구들의 둘도 없는 딱 친구가 되어주지 못해서 , 친구들을 하나같이 대하지 못해서입니다." "친구들은 선생님의 이같은 미안한 마음을 받아 줄 수 있겠어요?" 나는 자신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한참을 지나서 친구들이 목이 꽉 멘 목소리로 " 선생님 죄송합니다 숙제를 참답게 완성하지 않아서, 선생님, 죄송합니다 글자를 이쁘게 쓰지 않아서, 선생님, 죄송합니다 읽기 숙제를 숙제로 생각하지 않아서……" " 선생님, 감사합니다. 우리들에게 글을 가르쳐주서서, 선생님 감사합니다 장난이 심한 저를 항상 지적하여주셔서……"
그날 수업은 이렇게 감사함과 미안함이 동반된 분위기에서 끝났다. 나는 친구들한테 용서를 받고 얼마 남지 않은 동안 우리 함께 뜻깊은 추억을 많이 만들면서 우리말을 열심히 학습하겠다는 답복을 받았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학생들의 마음속 "평등"이라는 저울이 기울지 않게 조심햐야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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