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08년 04월 17일 (15시 10분)    
 
 
 

백년역사 가진 이촌시장 6월초 전면 철수
조선족장사꾼들 안식처 없어 타격 우려

여름 장마철 홍수피해 대비한 조치
올림픽 위한 도시환경 정돈도 원인

100년 역사를 가진 이촌 노천시장이 지난해 여름 홍수피해를 입은 사건이 터지면서 정부부문의 신경을 건드려 올해 6월초 전면 철수하게 된다. 따라서 이곳에서 다년간 장사를 해온 조선족장사꾼들이 지난해 홍수피해의 미열이 가셔지기도 전에 또 날벼락을 맞은 격이돼 한숨이 높아가고 있다.
정부측은 아직 철수령만 내렸을뿐 이곳에 자리잡은 800여개 가게에 새로운 안식처를 마련해 주지 못하고 있어 반발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요해에 따르면 올해 1월 21일, 공안국, 공상국, 도시관리국, 가도 등 여러 부문으로 묶어진 이촌시장 종합정돈사업팀이 구성되면서 최근에 와서 이촌시장 가게들에게 5월 31일까지 모든 가게들이 전부 철수해야 하며 6월 초부터는 음력 2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에만 정기적으로 장을 세울 수 있다는 통첩을 내렸다고 한다.
이촌지역 최대의 노천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이촌시장은 위법건설, 환경위생 불합격 등 원인으로 소방안전과 홍수배수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생명 및 재산안전, 사회치안 등 여러 방면에 큰 위험이 존재하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 홍수, 화재 등 재해들이 발생해 인명사고까지 빚어내면서 철수가 의사일정에 오르게 됐다. 또 일부 업주들은 올림픽 기간 도시환경을 정돈하려는 것도 이번 철수의 원인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촌시장에 자리잡은 조선족가게들은 다년간 현지 조선족들이 우리민족음식을  구매하는 주요한 장소로 작용해 왔다. 이번 철수로 인해 가게업주는 물론 이곳을 즐겨찾는 조선족들에게도 불편함이 예상되고 있다. 
이촌시장 철수를 두고 다년간 이곳에서 김치, 짠지 장사를 해온 한 아주머니는 "여름 장마철을 대비해 철수령이 내려졌지만 올림픽을 위한 환경정돈도 원인이 되는듯 싶다"면서 "장사를 그만 두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촌시장이 없어지면 김치, 짠지 등을 어디서 사먹어야 하느냐는 물음에 가게 주인들은 "그러게 말입니다. 요즘은 슈퍼에도 김치와 짠지를 많이 파니까 좀 비싸도 거기서 사잡숴야 되겠죠...그나저나 김치 등을 사러 오는 조선족 손님들도 물건 살 곳이 없을가바 걱정이고 여기 파는 사람들도 지정된 시장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해서 큰 걱정입니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마른명태, 낙지 등을 판매하고 있는 백모씨는 "시장이 철수되면 주문을 받아 배달하는 방법이라도 써야죠”라면서 명함 한장을 건네주기도 했다.
이촌시장에서 소고기를 팔아온 '박씨소고기'가게의 주인은 "빈하로 한국성 자리에 가게를 임대했다”면서 “앞으로 그 가게에서 소고기뿐만 아니라 돼지고기도 판매하는 것으로 정규화 경영을 하려는 타산을 보였다.
조선족의 대규모 청도 진출로 인해 우리의 전통음식을 판매하는 장사꾼들도 이촌시장에서 규모를 형성하기 시작하면서 현재 약 30여집의 조선족가게가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해 8월 10일 저녁 갑작스런 집중호우로 조선족가게들이 큰 피해를 입어 57개 가게에서 거의 절반이 줄어든 상황이다.
이촌시장은 이촌상권에서 유일한 대형농산물시장으로 현재 이촌시장의 모든 업주들은 이촌시장이 철수되면 부근에 정규적인 대형농산물시장을 건설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철수 후, 업주들의 생계문제 뿐만아니라 부근의 주민생활에 불편함을 가져다 줄 것으로 내다보았다.  /본사기자
사진설명: 이촌시장에 줄지어 차려져 있는 조선족 가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