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콘덴서•전력공급장치 "절대강자" 성호전자     

애플·소니·샤프등에 공급, 그린IT로 중견기업 도약


애플의 성공신화 뒤에는 한국의 부품 중소기업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필름콘덴서시장 한국내 1위 업체인 성호전자이다.
 필름콘덴서는 전자제품 안에서 전류를 저장해 놓고 있다가 필요할 때 흘려주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박환우 대표(56ㆍ사진)는 "사람으로 치면 심장과도 같아서 어떤 전자제품에든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런 핵심부품을 애플이 1개 업체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역시 기술력이다.
 데스크톱을 켜면 내부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팬 소음과 함께 전원장치 소음이 발생하는데 성호전자는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인 필름콘덴서를 개발해 까다롭기로 유명한 애플의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애플 아이맥 부품공급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했다. 성호전자는 애플(정확히는 애플 제품의 위탁생산을 맡고 있는 대만의 팍스콘) 말고도 일본 소니, 샤프, 마쓰시타 등 세계 굴지 전자업체에 부품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 2006년 6%에 불과하던 직접 수출비중은 지난해 45%까지 늘어났다. 거래처 다변화에 완전히 성공한 셈이다.
박 대표는 "사실 필름콘덴서는 부가가치가 높지 않아 과거 한국내에도 수많은 중소 업체가 범람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기술력과 품질,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업체 몇 곳만 살아남았다"고 설명했다. 성호전자가 최근 몇 년 사이 비약적으로 매출이 증가한 원인이기도 하다. 2007년 매출액 483억원 정도였던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1350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3년 사이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5억5000만원 정도에서 지난해 74억8300만원으로 무려 13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내에 콘덴서 업체들이 난립하던 시절, 성호전자는 "누구나 만들지만 우리만 할 수 있는 차별화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에 진작부터 연구개발(R&D)에 집중했다. 현재 국내 법인 인력 170여 명 가운데 기술개발 인력이 40명으로 23%라는 사실은 R&D 강화를 위해 성호전자가 걸어온 길을 방증한다.
생산은 중국에 집중했다. 2000년 광둥성 주하이, 2006년에는 산둥성 웨이하이에 각각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대단위 생산공장을 가동했다. 한국내는 R&D와 고부가가치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중국을 생산기지로 활용하며 글로벌 전자업체 요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갔다.
전략은 적중했다. 필름콘덴서 분야에서 성호전자는 한국내시장의 70%를 차지하며 1위로 올랐다. 필름콘덴서뿐만이 아니다. 프린터, 셋톱박스 등에 들어가는 부품 모듈인 전원공급장치(PSU) 분야에서도 절대적 강자로 부상했다. 전원공급장치는 단순 부품이 아니라 부가가치가 더욱 큰 분야로, 지금은 필름콘덴서보다 오히려 매출 비중이 훨씬 더 커졌다.
오는 2014년 매출 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중견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성호전자는 새로운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그린 IT부품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이다.
 박성재 성호전자 신기술개발 상무는 "전자기기의 필수 부품인 필름콘덴서, 전원공급장치 등을 태양광, LED, 전기자동차 등 그린 IT 분야로 확대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 상무는 "필름콘덴서는 TV용과 전기자동차용이 질과 양에서 100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면서 "내년 초 중국 웨이하이 공장에서 태양광, 전기자동차, LED 등에 사용되는 박막형 필름 양산을 통해 이 분야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단순 전자부품에서 녹색성장 산업을 통한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2020년 안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최용성


날짜 : 2011년 08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