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조선족민속축제 성황리에 개최        
날짜 : 2006년 10월 23일 (11시 39분)    
 
 
 
‘아리랑’ 아들딸들이 펼친 대잔치

 

재 청도 20만 백의겨레가 마련한 대잔치가 지난 15일 이촌 호산체육장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예포소리와 ‘아리랑’의 노래소리가 푸른 창공에 메아리치는 가운데 청도조선족민속축제가 4000여 명 관중들의 환성 속에서 서서히 막을 올렸다.

아롱다롱 한복차림의 남녀로소가 늦가을의 단풍처럼 운동장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오전 9시 30분경, 오성붉은기를 받쳐든 8명의 기수가 앞장서며 입장식이 이어졌다. 색동저고리를 받쳐 입은 청도벽산조선족학교 학생들, 화려한 한복을 차려 입은 아리랑 합창대, 예술단 성원들, 청양팀, 교주팀, 교남팀 등 무려 14개 지역 팀의 1500여 명 대표와 선수들이 정연하게 줄을 지어 입장식에 등장했다.

220여 명 노인협회 회원들로 무어진 합창단의 ‘아리랑’대합창은 순식간에 온 장내의 합창으로 이어져 열창됐다.

뒤이어 청도시민족사무국의 마전진 부국장이 개막을 선포했다.

청도시민족사무국, 청도시조선족기업협회(회장 정경택)  주최, 청도시조선족노인총협회(회장 김재룡), 흑룡강신문사 산동지사의 주관으로 펼쳐진 이번 축제는 말 그대로 민족 고유의 예의범절, 전통문화, 민속문화를 고스란히 이어가려는 우리 민족 염원의 체현이기도 했다. 정경택 회장은 개식에서 “재 청도 조선족들이 민족문화와 전통을 계승하고 민족의 얼과 정체성을 지켜가며 제2의 고향에서 후대들에게 민족의 자긍심과 자신감을 키워주어 새롭게 부상하는 한겨레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이번 축제를 마련했다”고 이번 축제의 개최 의의를 일괄했다. 김재룡 회장은 축사에서 “우리가 한 자리에 모여 민족의 대잔치를 치르는 것은 민속축제를 통하여 우리 민족의 얼을 살리고 지키며 후손들에게 대대손손 물려주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주청도한국총영사관 정찬운 영사가 개식에 참석하여 축사를 했다.

민속축제의 첫 프로로 등장한 청도아리랑예술단(단장 김인숙)의 부채춤, 농악무, 독창 등 다채로운 공연은 관중석의 무시로 터져나오는 박수갈채를 받았다. 벽산조선족학교 학생들의 기악합주, 청도대학교 사생들의 가야금병창, 마이커다태권도학교 학생들의 태권도 표현 등은 민속축제의 분위기를 처음부터 열기에로 치닫게 했다.

뒤이어 환갑잔치상 받기, 결혼잔치상 받기, 김치 담그기, 찰떡 치기, 윷놀이, 투호, 줄다리기, 그네뛰기, 씨름, 축구, 배구, 동이 이고 달리기, 릴레이, 100m  달리기, 바늘 꿰고 달리기 등 프로가 이어졌다.

운동장의 여러 장소를 나뉘어 민속프로와 경기를 펼친 이날 축제는 시종 화기애애한 명절의 분위기로 차넘쳤다. 노인협회 각 분회의 예술단은 경기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뒤질세라 다투어 기교를 뽐내며 운동장 한 가운데서 춤자랑, 노래자랑을 한껏 펼쳤다.

전반 축제가 끝날 때까지 운동장안은 시종 노래와 춤으로 이어졌으며 관중들로 자리를 메웠다. “그 많은 사람들이 이번 행사에 참가하고 또한 전반 행사가 끝날 때까지 그 많은 관중들이 자리를 지켜준 것은 아주 보기 드문 일”이라고 이번 행사의 한 조직자는 말했다. 이번 민속축제를 통해 제2고향을 ‘꽃 동네 새 동네’로 아름답게 가꾸어가는 우리 민족의 문명, 진보, 단합된 정신면모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이날 축제폐막식에서 경기종목 우승자에 대한 상품발급에 이어 시남구노인협회 등 6개 우수단체와 황도노인협회 한영호 가정 등 청도조선족노인총회가 선정한 6개 모범가정을 표창하고 이번 축제를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는 분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청도조선족기업협회 각 지회, 청도제일식당, 탠타이그룹, 은성태그룹, 세정아리안 등 20여 개 단체와 기업이 이번 행사를 협찬했다.

민족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이어가자

제2의 고향인 청도에서 조선족민속축제를 마련한 것은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끊임없이 이어가려는 우리 민족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이어가는 것은 우리 민족의 넋을 이어가는 것이다.

전통과 문화를 잃으면 민족을 잃게 된다. 타민족과 혼재하여 사는 지역일수록 더욱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는 교양과 여러가지 활동이 필요하다. 청도에 자리잡은 우리 민족은 대부분이 근간에 동북3성에 이주하여 온 것이다. 그간 우리는 경제생활에 집착하면서 살아왔다. 산재하여 살면서 자식들은 타 민족학교에 발을 들여 놓고 한 민족사이도 거래가 뜸해졌다. 더구나 후대들에게 고유의 풍속, 전통과 문화를 이어주고 전수해주는 기회가 날로 적어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이번 민속축제는 아주 의의가 깊은 것이라고 사료된다.

우리민족의 풍속, 우수한 전통과 문화는 우리가 지켜야 하며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청도조선족노인협회와 조선족기업협회가 이를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은 크게 치하할 바이다. 잃어져 가고 있는 우리 민족의 예의범절, 전통문화, 민속문화를 되살리고 이어가는 것은 우리 전 민족의 책임이다. 
체육장 상공을 메웠던 ‘아리랑’노래소리가 항상 푸른 하늘에 메아리치게 하자.

/박진엽 기자  chaoy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