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련조선예술박물관 김미화 이사장
조선예술을 세계로 이끌어내는 사람
조선예술박물관이란 조금은 이색적인 아이템이 중국 요녕성 대련시에 소리 소문없이 조용히 자리잡고 있다.
중조 수교 60주년을 맞이하여 대련만기국제무역유한회사 (김미화 이사장)와 조선 관계 부문이 공동으로 대련에다 조선예술박물관을 성립한 것이다. 주로 조선의 미술작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아직 정식으로 개업테프를 끊은 것은 아니지만 2009년 2월부터 준비하여 벌써 소장 작품 1,000여 폭에 전시 작품 200폭, 전시 면적 200㎡ 규모를 갖추고 개별적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 조선인민예술가(김일성상 받은 분) 김룡권, 정창모, 황영준, 최성룡, 박래천, 김정중, 김천일, 김창성 등 포함, 도합 61명 예술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었으며 계획대로 진척된다면 내년에 독립적인 건물로 확대 이전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타산이다.
모종의 원인으로 조선은 세계와 동떨어진 봉페적인 국가로 되었지만 그들만의 독특한 예술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김미화 이사장은 말한다. 이를테면 조선예술가들은 조선 그 자체의 정치 및 사회 특성으로 말미암아 실리적 색채에서 비켜서 있고 금전이나 명리에 좌우지 되지 않으며 아울러 상업성에 얽매이지 않는 대신 가장 원초적이고 가장 민족적인 문화예술을 보존해 왔다고 한다. 한편 구소련 및 동독을 비롯한 유럽지역에 유학한 실력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현실 소재를 다룬 리얼리즘 화풍이 위주이다. 이제 그 조선예술의 우수성을 전세계로 알리고, 특히 오리지날 민족예술을 접촉할 기회가 적은 중국 조선족들과 정치적인 이유때문에 서로 다른 길을 걸으면서 심한 이질화가 생긴 한국인들에게 교류와 연구의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한다.
김미화 이사장이 조선의 문화예술에 눈길을 돌리게 된데는 그 계기도 엽기적이었다. 1989년 9월, 연변대학 법학원을 졸업하고 대형국영기업인 대련수산그룹 수출입회사에 취직하여 국제부 부장으로 근무하던중 우연하게 한국과 무역거래를 하면서 그 밝은 전망을 보아내고 결연히 사직, 1995년 1월 대련보세구만기(萬機)국제무역유한회사를 설립했다. SK해운 등 파트너와 장기간 거래를 틀면서 석유화공분야에 눈길을 돌리고 2003년에 대련해양(海洋)석유화공유한회사까지 설립하고 연간 매출액이 수억 위안 인민폐에 달하는 그룹형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석유화공교류차로 조선을 방문했다가 조선의 고위층 기업가로부터 받은 선물이 조선미술가협회 유화위원회 위원장 김천일선생의 "석양아래의 전마"였다. 그 아름다운 화면과 실감이 짙은 화법, 강한 색채와 핍진한 묘사, 청신한 격조와 깊은 조예는 심금을 울리고도 남음이 있었다.
"한국기업가로 인해 석유화공분야를 접했다면 그 석유화공분야로 연을 맺은 조선기업가때문에 민족예술을 요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수십 번 조선을 드나들면서 김미화 이사장은 2천여 폭에 달하는 조선미술작품을 구입했으며 또 그렇게 수십 번 한국을 오가면서 바이어나 친구들에게 천여 폭 선물하면서 본의 아니게 남북의 문화교류에 일조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딸아이에게 가야금을 배워주려고 마음 먹으면서 산재지구는 물론 연변지역도 민족문화예술에서 후진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에 직면했다. 연길에 그나마 가장 잘한다는 자그마한 학원이 있어서 방학간을 이용하여 힘겹게 배워가지고 돌아오면 방문온 조선예술가들이 보고는 이것 저것 흠집을 잡아주었다. 한국유치원과 조선족 학교에 보내고 또 한국에 갈 때마다 서점에 들려 책을 한 보따리씩 사들고 돌아오면서 딸애에게 민족성을 심어주려고 애썼던 김미화 이사장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하여 후대들에게 진정한 우리 민족 문화예술을 전파할 수 있는 플렛폼을 마련하기로 작심, 우선 자신이 익숙한 조선미술작품부터 취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미 서툰 걸음마를 뗀 조선예술박물관은 대련시 안달빌딩 19층에 위치한 김미화 이사장의 집무실 한쪽 옆으로 200㎡ 공간을 임시로 차지하고 중장기 사업 계획을 착실히 짜놓고 있다.
소개에 따르면 조선예술박물관은 조선의 우수한 미술작품을 지속적으로 전시하여 세계에 조선민족 예술품을 자랑하는 것을 선차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때묻지 않은 조선 예술은 유미주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으며 비교적 단조로운 예술형식에 순박한 내용을 담고 있다. 작품 전시와 더불어 정기적으로 조선예술가들을 초청하여 문화교류를 진행하고 여건이 되는대로 한국예술가들과 함께 미술작품전시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 박물관의 두번 째 목표는 미술 음악 등을 포함한 민족예술학교를 운영할 타산이다. 한 민족이 자신의 문화를 상실하는 건 비참한 일이므로 민족예술학교를 꾸려 자손후대들이 우리 민족의 우수한 문화예술을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밖에 조선예술박물관에서는 어떻게 하면 조선, 한국 및 중국조선족의 예술가들이 한 무대에 설 수 있겠냐를 고민하고 있다. 일단 먼저 조선의 정상급 예술가들을 초청하여 연변가무단 또는 조선족의 저명한 예술가들과 함께 중국순회공연에 나설 구상이 무르익고 있다. 남북간의 화해무드를 살펴가면서 한국음악인도 합류시킨다는 복안을 뒷바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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