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자랑 3
용계골 녹두삼계탕 칭다오에 납시오
삼계탕에 녹두를 넣었더니 놀라운 효과가 나타났다
30도를 육박하는 여름 무더위에 식욕도 풀려 밥맛이 별로다.
이열치열(以热制热)이라고 누가 말했 듯이 삼계탕에 녹두를 넣어 놀라운 이열치열 효과를 낸다는 칭다오 용계골 녹두삼계탕집, 오늘은 이곳에서 그 비법을 알아보기로 한다.
칭다오에서 조선족들이 가장 많이 산다는 청양구의 문양로 랑차오수이안 아파트단지 북쪽 입구(文阳路廊桥水岸北门)에 도착하니 멀리서도 훤히 보이는 그 소문난 용계골 녹두삼계탕 간판이 반갑게 맞아준다.
연변 왕청에서 닭농장을 크게 운영하다가 한국에 가서 옹근 12년 동안 닭곰집에서 근무한 박순녀(59세) 씨가 녹두삼계탕 맛을 내는 주인공이었다. 알고보니 현재 시영업을 하고 있는 이 가게는 박순년씨와 딸 김국화(36세)씨 가족이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음식점에 들어서니 먼저 탁 트인 널찍하고 깔금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어림잡아도 1층에 30명 정도, 구들로 된 2층에는 60여 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게 마련되어 있었다.
김국화 사장의 소개에 따르면 이 가게에서 사용하는 삼계탕용 닭은 산둥의 모 대형 닭농장에서 구입해오는데 항생제와 성장촉진제가 함유되여 있지 않은 50일 동안 탱글탱글하게 자란 닭들만 선택한단다. 식자재 신선함을 보존하기 위하여 전날 저녁에 잡은 후 냉온박스에 담아 다음날 새벽에 가게에 운송해온다고 했다.
이렇게 신경 써서 들여온 닭고기에 녹두를 넣어서 몇시간 푹 끓인다.
녹두는 몸의 열을 내려주는 해열효과, 기력이 없을 때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 이외 칼슘성분이 많아 당뇨에 좋고 또 녹두껍질은 노화방지에도 효과적이며 민감성 여드릅 피부에도 효과적이다.
여기서 잠깐 용계골녹두삼계탕만의 특유의 비법을 소개한다.
녹두삼계탕에 박순년 어머니가 엄선한 황기, 대추, 감초, 당귀 등 42가지 약재를 8시간 달여놓은 약재탕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닭고기에 녹두, 여기에 42가지 한약재로 끓인 약재탕이 들어가면 오늘의 메뉴가 완성이다.
주방에서 들여온 팔팔 끓는 녹두삼계탕 뚝배기를 받아들었을 때의 기다림과 즐거움을 상상해보자. 특히 일반 삼계탕보다 진한 색상이 인상적이다. 한약재와 녹두의 환상조합의 결과물이다.
숟가락으로 떠서 훌훌 불면서 녹두삼계탕을 입속에 넣어보라. 담백한 고기맛에 여러가지 한약재 맛, 그리고 녹두 특유의 맛감이 입안에서 온몸으로 뻗어나간다.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바로 이 맛이다. 이렇게 뚝딱 한그릇을 쉽게 비운다.
마지막 국물까지 다 마시고나서도 입안에 전혀 느끼한 감이 들지 않는다. 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고 오로지 42가지 한약재와 녹두로 맛을 낸 덕이다. 손님상에는 소금과 후추만 올려준다. 자기 입맛에 맛게 간을 맞추라는 뜻이다.
삼계탕집에는 칭다오화청여행사에서 근무하는 사위 최문찬(37세)씨가 6살나는 아들애를 데리고 자주 나타난다. 온 가족이 주방에서 나오는 녹두삼계탕으로 식사를 한다.
김국화 사장은 가게에서는 비유전자 변형(非转基因) 콩기름과 땅콩기름만을 사용하며 또 정수기로 걸른 깨끗한 물, 소금과 후추도 한국산을 고집한다고 했다.
“우리 가족에게 대접한다는 정성으로 녹두삼계탕을 끓입니다.”
김국화 사장의 이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무더위가 슬슬 시작되는 소서(小暑)의 계절, 용계골 녹두삼계탕으로 귀중한 내 몸에 한번 생기를 불어넣어보자.
/ 박영만 기자
사진설명: 용계골녹두삼계탕집에서 만난 박순녀씨의 딸 김국화씨와 사위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Comment Canc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