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날에 하늘을 날다

원로시인 이상각 선생 고별식 청도서 

 

 

 

조선족문단의 큰별이 떨어졌다. 이상각 원로시인이 8월 17일 21시 45분에 칭다오에서 향년 81세로 별세하였다.

19일 오전 9시 40분, 칭다오시 청양구빈의관에서 이상각 시인의 유체고별의식이 정중하게 진행되었다. 흑룡강신문사 산둥지사 박영만 지사장의 사회하에 진행된 이날 고별식에는 고인의 가족과 관계인 다수가 고별식에 참가하였다. 

이상각 시인은 중국조선족문단의 대표시인으로 1936년 9월 한국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만대리에서 출생했다. 유년기에 부모를 따라 헤이룽장성 밀산에 이주하여 그곳에서 성장했으며 상지조중 사범부(현 오상사범대학 전신)를 졸업하고 벌리조선족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었다. 이후 1961년에 연변대학 조문학부 조문전업을 졸업했으며 1982년부터 연변작가협회 기관지인 “연변문학”의 주필직을 담임하였다. 이상각 시인은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직도 맡았었다. 

1956년부터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 시인은 반세기 남짓한 창작생애를 통하여 시집 ‘샘물이 흐른다’, ‘사랑의 꽃바구니’, ‘두루미’, ‘정다운 그 이름이여’, ‘이상각시선집’ 등 30여 권에 달하는 개인작품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시 외에도 수필, 소설도 다수 발표해 조선족문학사에 굵직한 발자국을 남겨놓았다. 

시인은 선후 전국제2회소수민족문학상, 지린성민족문학상, 중국당대소수민족문학연구회 문학성과 1등상, 지린성장백산문예대상, 미주시조월드대상, 세계시낭송연구회 금관상 등 수십차 수상했으며 부분 시작품집은 중국어, 일본어, 영어, 프랑스어 및 마케도니아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이상각 시인은 문학신인의 발굴과 양성에도 많은 심혈을 기울렸다. 1996년 퇴직 후에도 사명을 잊지 않고 문학인들의 든든한 뒷심이 되어주었다. 특히 칭다오에 머무는 동안 현 칭다오조선족작가협회 모태인 ‘칭다오연해시조문학회’ 고문직을 맡아 새로운 이민도시에 민족문학을 심는 작업에 큰 역할을 놀았다. 

이날 고별식에서 연변작가협회 정봉숙 상무부주석은 추도사를 통해 시인의 문학생애를 돌이켜본 후 “이상각 시인은 민족문학사업을 위해 뛰어난 공헌을 하였다”면서 “시인은 가셨지만 그가 남긴 작품과 문학정신은 영원히 우리와 장백산 아래 이 땅에 남아 보귀한 문학재부가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가족 대표로 나선 딸 이은경씨는 추모사를 통해 “아버지가 가신 날은 음력으로 칠월칠석날이라 어쩌면 사랑하는 저의 어머니를 만나러 하늘을 날으신게 아닌가 한다”면서 “부디 두분이 하늘나라에서 만나 이생의 슬픔과 고통을 잊고 행복한 생활을 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장학규 특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