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자 심리교실(22)

애착과 응답

 

 

 

심리학자들이 이런 실험을 하였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안고 웃는 얼굴로 아이와 눈길을 마주치면서 즐겁게 아이와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한살 미만의 이 아이도 엄마의 얼굴을 마주 보면서 깔깔 소리내어 웃기도 하고 무척 즐거워 하는 표정입니다. 이때 아이는 아주 편하고 안전한 느낌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엄마가 갑자기 얼굴을 뒤로 돌렸다가 다시 아이를 볼 때 냉담하고 경직되고 무표정한 얼굴에 퀭한 눈길로 아이를 봅니다. 아이는 엄마의 불편한 표정을 느끼고서 엄마를 즐겁게 하려고 웃기도 하고 과장된 표정도 지으면서 노력을 합니다. 그러나 엄마는 여전히 무표정한 채 아이의 노력에 아무런 반응을 주지 않습니다. 아이는 점차 불안한 표정을 짓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와 하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이 실험에서 보면 엄마의 적극적인 응답을 받았을 때 아이는 안전하고 편안해지지만 엄마의 아무런 응답도 받을 수 없을 때 아이는 불안하고 두려워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엄마에게 애착의 수요를 표현하였을 때 엄마가 7초동안 아무런 응답이 없으면 좌절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만일 엄마가 언제든지 응답을 해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심한  좌절을 느끼고서 엄마에게 애착의 수요를 표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여 응답이 없으면 애착이 없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응답은 눈길로, 미소로, 목소리로 그리고 몸짓으로 반응을 해줌으로써 서로가 존재를 의식하고 감정이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충분히 민감한 엄마는 제때에 적극적으로 적절한 응답을 해주는 엄마입니다. 아이들은 이런 엄마를 좋은 엄마라 하고 엄마와 안전한 애착이 형성됩니다. 이런 엄마는 또 아이가 필요할 때면 응답을 해주는 아이의 안전기지가 됩니다.

안전기지에서 충분한 응답을 받고 성장한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안전하고 편안한 느낌이 생활의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자신이 필요할 때면 응답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고 굳게 믿기에 자신감과 용기가 있고 외부세계를 믿을 수 있고 또한 자신도 다른 사람에게 응답을 해주면서 공감하고 따뜻한 사랑도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유아시기에 엄마와 형성된 애착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어떤 감정도 응답이 있어야만이 연결될 수 있습니다. 친정(亲情), 애정, 우정 모두가 그러합니다. 또 감정연결이 잘 되어야만이 애착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엄마는 아이한테 쉽게 응답을 주지 않습니다. 어쩌면 엄마도 아이 시절에 응답을 받지 못하여 응답하는 방식을 배우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엄마의 응답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은 자신이 그대로 버려질까봐 불안하여 응답을 받기 위하여 온갖 노력을 다하게 되고 그러면 기타 기능은 거의 정지되는 상태가 됩니다. 또한 기타 기능이 정지되면 주변 세상을 탐색할 수 없기에 인지와 지력발전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응답을 전혀 받을 수 없을 때면 본능적으로 불안하다가 분노하게 되고 그러다가 절망에 빠진다고 합니다. 

또 칭찬이 부족했던 사람들이 칭찬이라는 응답을 받기 위하여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것 처럼 원하는 응답을 받기 위하여 이성(理性)을 잃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엄마의 응답을 받을 수 없어서 몹시 불안한 아이들은 엄마의 응답을 받기 위하여 수많은 방법을 시도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자신이 뭔가 나쁜 일을 저지를 때 엄마가 화가 나서 자신을 욕하고 때린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 아이들은 이것이 엄마의 응답방식이라 생각하고 이런 응답을 받기 위하여 늘 나쁜 일을 하게 됩니다. 오직 엄마의 응답을 받기 위함입니다. 아이한테는 욕하고 때리는 엄마가 전혀 응답이 없는 엄마보다는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이의 이런 방식은 엄마에게 적응하고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본능적인 생존방식이기도 합니다. 

철학가들은 “당신이 존재하기에 내가 존재한다”(你存在,所以我存在)고 합니다. 이것은 심리학에서 주장하는 “사람들은 응답을 통하여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는 이론과 일치합니다. 엄마가 그때그때 아이의 모든 감정에 응답해 줄때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고 인식할 수 있고 이런 감정을 갖고 있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엄마가 아이의 감정에 대하여 응답을 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자신의 이런 감정이 생기는 이유를 알 수 없고 이런 감정을 느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어서 화가 난다고 합니다. 이렇게 성장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대하여 민감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수치하게 생각하고 부인하게 됩니다. 그러면 많은 감정들을 오직 분노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외롭고 슬퍼할 때 위안할 대신 오히려 화를 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분노외에 기타 감정을 분별할 수 없어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또 엄마의 응답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성장한 사람들은 질투심과 보복심이 강할수 있습니다.  80점을 맞은 이웃집 아이는 매일 칭찬을 받지만 자신은 100점을 맞아도 한번도 엄마의 칭찬을 받지 못햇다면 이렇게 성장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우수함을 질투하거나 자신도 응답을 해주지 않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도 고통스러워 하길 원할  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무응답의 절망속에서 성장하였기에 고독함으로 인하여 취약한 자아(自我)가 형성되었고 무응답과 고독한 상태가 생활의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만일 누군가가 자신을 충분히 공감하고 응답해주면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붕괴된다고 느끼고 취약한 자아(自我)로 인하여 모든 것을 부정하게 됩니다. 하여 자신을 충분히 공감하고 응답해주는 상대방을 미워하고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매일 먹는 음식은 우리의 피와 살이 되는 생리영양이 되지만 제때에 해주는 적극적인 응답은 우리들의 마음을 든든하게 하는 심리영양이 됩니다. 

항상 거기에 있으면서 늘 응답을 해주는 사람이 있을 때 우리의 마음은 따뜻하고 든든합니다. 우리도 그 누군가를 위하여 항상 거기에 있으면서 필요할 때 응답을 해준다면 그 누군가에게 힘과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