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자 심리교실(25)

위안과 경청

 

 

 

가족들에게 또는 친구들에게 위안 받으려고 자신이 힘들고 속상한 이야기를 했다가 오히려 기분이 더 상하고 심지어 화까지 나는 경우를 경험해 보셨어요? 혹 떼러 갔다가 혹을 하나 더 붙이고 온 기분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상대방의 위안방식이 적합하지 않아서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흔히 “괜찮아, 이런 일로 속상해 하지마”, ”내가 보기엔 아무 일도 아니야” 하면서 위안을 합니다. 

그런데 속상할 때 이런 말을 들으면 자신이 속상한 감정까지 부인받은 느낌이 들고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자신이 지나치게 민감했다고 비난을 받은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때 그 당시 그 상황에서 그 사람한테 있어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속상한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나는 너보다 더 힘들다”고 하면서 위안받고자 하는 사람한테 본인이 힘든 일들을 얘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신의 힘든 감정이 어느정도 위안을 받아서 마음이 좀 편해졌을 경우에 상대방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의 힘든 일을 보편화 할 수 있기에 “나만 힘든 것이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얼마정도 위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자신이 힘든 이야기들을 시작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에서 상대방이 자기가 더 힘들다는 이야기만 한다면 “나는 너보다 더 힘든 일도 잘 참고 있는데 고까짓거 뭐가 힘들다고 그러냐.”는 뜻으로 들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자신이 처한 독특한 상황과 고통스러운 감정이 상대방으로부터 가볍게 평가받고 무시받는 느낌이 들어서 위안 대신 오히려 챙피하고 화가 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 위안을 받아야 하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위안해줄 마음의 여유도 없기 때문에 불안하고 화가 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또 위안 받으려는 사람의 상황에 대하여 자신이 사는 방식에 따라서 “좋다 나쁘다, 맞다 틀리다”하면서 아주 쉽게 판단하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속 상할 때 부정적인 평가까지 받으면 더욱 속 상하면서 화도 난다고 합니다.

사실 사람들이 자신의 힘든 상황들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이야기할 때는 그 상황에 대한 어떤 답안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만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을 받기 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인본주의 심리학 대표자인 칼 로저스(罗杰斯)는 ”사랑이라고 하는 것은 깊은 이해와 수용이다” 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한다고 느낄 때 가장 큰 위안을 받는다고 합니다. 하여 다만 함께 있어주면서 경청만 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에게 큰 위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경청은 가장 기본적이고 또 아주 효과적인 소통방식이고 위안방식입니다. 경청은 상대방이 하고 있는 이야기를 단순히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귀로 듣고 있는 동시에 머리로 사고하고 마음으로 공감하면서 진지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열심히 들어주는 중요한 소통기술입니다. 하여 사람은 입은 하나지만 귀는 양쪽에 하나씩 두개 있는 것이 아닌지도 모릅니다.

경청하는 과정에서는 또 그때그때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마주치면서 이해와 동정을 표시하고 또는 “응, 그런 일이 있었구나”,  “많이 힘들었겠구나”,  “나도 그런 상황에 처하면 많이 힘들것 같구나” 하면서 언어와 비언어적인 행동으로 공감을 표시해야 합니다.

이렇게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해줄 때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수용하고 이해해주고 자신을 존중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면 상대방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안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여 자신의 상황을 안전한 상대방에게 아무런 걱정없이 이야기하는 과정을 통하여 불편한 감정들을 어느 정도 소화하는 동시에 상대방의 경청을 통하여 자신에 대한 이해와 존경과 수용에 고마운 마음이 들면서 크게 위안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살다보면 때로는 아주 작은 일로 인하여 상처를 받고 화가 나고 억울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만일 자신이 처한 상황과 이런 상황에 대한 생각과 느낌들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고 또 이런 이야기들을 경청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경청을 해주는 사람으로부터 이해와 존경을 받고서 스스로 문제를 감당할 수 있는 자신감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이야기를 서술하는 과정에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명석하게 정리할 수 있고 상황에 대한 보다 합리한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가족이나 친구가 힘들다고 하소연을 한다면 아무런 평가도 하지 말고 너무 쉽게 건의도 하지 말고 질책은 더욱 하지 마세요. 다만 무조건 수용하는 태도를 갖고 귀로 마음으로 경청만 해주세요.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자신이 느낀 감정을 존경한다고 느낄 때 그 사람은 큰 위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점차 키워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