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자 심리교실(10)
거짓말과 부인(否认)
“우리집 애가 왜 거짓말을 해요! ”
한 엄마의 걱정스런 목소리입니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다른 꼬마의 장남감을 집에 들고 왔답니다, 물건을 훔쳤다고 유치원 선생님한테 야단 맞고 집에 온 아이는 “남의 물건을 왜 집에 들고 왔냐!” 하는 엄마의 질책에 가져오지 않았다고 엉엉 울면서 변명한답니다.
한번의 호기심때문에 억울한 죄명딱지가 찍힌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아이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고 물건을 훔쳤다는 질책을 감당할 수 없어서 부인(否认)하고 있는 것입니다.
거짓말은 상대방을 기편하는 방식으로 목적을 달성하지만 부인은 자신을 기편하는 방식으로 두려움과 불안함 등 심리고통을 해소하는 방법입니다. 아동 초기에 형성되는 가장 저급적이고 원시적인 방어기제의 하나로써 자신이 사실을 판단하고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선택하는 자기보호 방식입니다.
5살 미만의 아이들은 대뇌의 지각(知觉)신경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기에 외부자극에 대한 감각능력도 세분화되지 못하여 사실의 확실한 존재여부조차도 판단할 수 없는 미완성 상태라고 합니다. 하여 아이들은 자신이 승인하지 않은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어서 사실을 부인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부인은 거짓말이 아니고 불편한 느낌을 무의식속에 꾹 눌러 넣고서 사실이 정말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굳게 믿는 것입니다. 자기기만입니다. 두려울 때 모래속에 머리만 감추는 타조(鸵鸟) 정책과 똑 같습니다, 또 귀 막고 방울 훔치는 경우도 부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5살 미만의 아이들은 아직 어른들이 생각하는 훔치거나 거짓말에 대한 개념이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하여 호기심을 못 이겨서 다른 꼬마의 장난감을 들고 오는 행위는 나쁜짓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행위를 보고 몹시 조급한 어른들이 크게 놀라서 도둑질이라 하고 거짓말이라 하면서 질책할 때 아이들은 사실 뭐가 뭔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다만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이 두렵고 질책받는 자신은 나쁜 아이라 생각하여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한답니다. 자신이 부끄러운 사람들은 모든 것이 두렵답니다.
또 마음대로 아이한테 딱지를 붙이면 아이는 딱지가 두려워서 어른이 되어도 계속하여 사실을 부인하는 유치한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부끄러워서 모든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또는 자신이 정말로 딱지와 같은 사람이라 믿고 딱지와 같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잘못된 딱지 하나가 아이의 인생을 바꾸어놓을 수도 있습니다. 어른들의 조급한 평가와 판단이 아이들의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입니다.
부인은 또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난적인 사건들, 갑작스런 사고 등 상상 못했던 충격을 받았을 때 사람들은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하면서 본능적으로 사실을 부인하게 됩니다. 갑자기 당한 일이라 마음으로 감당할 수 없어서 자신을 기만하는 것입니다.
사실을 부인함으로써 잠간 충격에서 벗어나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급격한 충격으로 인한 심장, 뇌혈관 등 기관의 손상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부인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살리기 위한 순간적인 보호대책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인은 진통제와도 같아서 잠간은 마음의 고통을 덜 수 있지만 고통의 원인은 해소할 수 없고 면역력도 높여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또 주변에서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부인하는 사람들을 늘 볼 수 있습니다. 긴장해서 손발을 와들와들 떨면서도 조금도 긴장하지 않다고 합니다, 또 분노하여 안면근육이 푸들거리면서도 조금도 화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거짓이라 생각고 혐오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부인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감당할 수 있는 마음의 여력이 없는 사랍들입니다.
어쩌면 부인은 마음이 취약한 사람들이 생존하는 방식인 것 같습니다.
만일 우리주변에 늘 부인하는 사람이 있다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말없이 손을 잡아줍시다, 그리고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지 얘기를 들어줍시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든든해지면 현실을 정시하고 더 현명한 생존방식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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