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자 심리교실(3)

 

사랑과 여백

 

 

 

그림을 감상하면 어떤 그림이 더 좋으십니까? 전문가들은 그림을 평가할 때 여백의 비율을 아주 중요시 한다고 합니다. 

 

작품중의 여백은 적당한 공백입니다. 적절한 여백을 둔 그림은 더 조화롭고 꽉찬 압박감이 없습니다. 감상하는 사람들께 평온한 기분을 느끼게 하고 여백이 있기에 맘껏 상상도 할 수 있답니다. 보는 이의 마음이 편해지고 눈이 즐거워 집니다. 예술거장들은 모두가 여백의 선수들입니다.

 

그림에 여백이 필요하듯이 사랑에도 여백이 필요합니다.

여백이 없이 꽉찬 사랑을 받고 키워진 아이들은 독립적으로 세상을 살 수 있는 기본능력을 상실하게 되어 어른이 되어도 부모에게 의지해야만 살 수 있답니다. 주체인 자신을 분실하게 됩니다. 또는 지나친 안전감으로 인하여 너무 겁이 없어서 주변의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만능의 존재감으로 물불을 가리지 않거나 모든 것을 혼자 차지하려는 독점경향도 있을 수 있습니다.

 

석사 여학생이 유괴당하여 산골에 팔려가거나 범죄자의 차량에 탑승하여 유괴당하거나 목숨까지 잃는 뉴스 들었습니다. 이런 여학생들은 젖먹이아이 시절에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이한테 젖을 먹여주고 아이가 울기만 하면 일단 젖부터 먹여주고 또 뭐든 미리 알아서 모든 것을 도와주는 엄마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뭐든 차고 넘치면 기운다고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자기가 하는 짓은 모두가 가능하다고 인정하고 자신이 사는 세상에는  자기를 도와주는 사람들만 살고 있다고 생각하여 이 세상은 무조건 안전하다고  의심하지 않습니다. 

 

누구든지 불문하고 안전하다고 믿기에 따라갈 수 있습니다. 넘친 사랑은 아이한테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생존의 기본능력을 키워주질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젖먹이 아이 시절은 한사람의 성장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시기를 잘 경과해야만 다음 시기도 잘 경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아이들이 만약 엄마의 충분한 사랑을 느꼈다면 세상을 믿고 희망을 품고서 존재감을 느끼며 자신감있게 세상을 살 수 있는 기본능력이 키워집니다. 

 

또 아이가 느낀 사랑이 너무 부족하였을 경우 아이가 세상을 믿지 못하여 안전감과 자신감이 부족하고 존재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하여 아이를 양육함에 있어 사랑과 여백의 적당한 비율을 느낄 수 있는 엄마의 민감성이 필요합니다. 세상에 똑같은 아이는 없습니다. 자기 아이한테만 가장 적합한 사랑과 여백의 비율은 엄마들이 민감한 관찰과 체험을 통하여 직접 느껴야만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엄마는 생물학적인 엄마가 아니고 심리학적 엄마를 말합니다.

 

아빠도 좋고 할머니도 좋고 옆집 아줌마도 좋습니다. 아이를 책임지고 키우는 주요 양육자를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젖, 역시 엄마의 젖만이 아닌 우유병도 젖입니다. 엄마의 젖을 먹이더라도 엄마가 아이와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충분히 아이와 공감하는 엄마의 우유병이 더 낳을 것입니다.  젖을 먹일 때의 감정과 태도가 아이한테 더욱 중요합니다.

 

그리고 충분하다는 개념도 사람에 따라서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식사할 때 한공기 밥에 국 한그릇, 김치 하나면 충분하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한상 듬뿍 차려놓고 먹어야만이 충분하다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충분함을 느끼는 정도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의 유전성향에 따라서 또는 엄마의 성향에 따라서 아이들이 충분함을 느끼는 정도 역시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엄마가 마음의 눈으로 아이의 눈과 표정을 관찰하면서 아이의 수요와 만족상태를 그때그때 정확히 감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합니다. 엄마의 충분함이 아닌 아이의 충분함에 맞추도록 노력하다 보면 아이한테 적합한 사랑과 여백의 정도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적절한 여백을 둔 사랑은 아이한테 적당한 좌절을 당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체험할 수 있는 정신적 공간을 마련해 줍니다.  아이한테 주도성과 적극성을 키워주고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여백을 느낄 때 갑갑하지 않고 크게 호흡을 할 수 있어 마음도 키워지고 누구든 공감하고 포용할 수 있는 아량도 생기게 됩니다.

 

여백은 한사람에 대한 존중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도 독립적인 한사람입니다. 사랑에 여백이 있어야 아이가 자신만의 독특성을 키우고 독립적인 성장을 거듭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 키워질 것입니다.

 

어찌보면 아이는 부모의 작품입니다.

 

적절한 여백을 둔 그림을 그리듯이 예술거장의 여유로운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어 봅시다. 

 

상상력과 창조력이 뛰어난 작품이 만들어 질수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