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살구꽃 나무 아래(외2수)
권연이

살구꽃 흐드러진 나무 아래서
시리게 파란 하늘과
싱그러운 꽃내음과
진주처럼 쏟아지는 햇살을 쓰는 사이
그리움은 꽃잎을 물들인다
살구꽃 흩날리며 떨어질 때
내 영혼을 곱게 담아 보낸다
한 가닥 숨결도
떨어지는 꽃잎따라
멀어지는 당신따라
사월의 향기와 같이 사라진다
살구꽃 스치고 진 자리에서
파랗게 멍든 사랑은
흐느끼고 있다
유혹
냉이꽃 핀 길에서
봄을 만났다
사월의 바람이
내 손 끝을 유혹할 때
눈 감고 기대어 보면
아픔도 꽃이 되어 피어날까?
아지랑이에 취해 휘청이다
그리움은 드디어
봄의 포로가 되었다
바람에
햇빛에
꽃에
그리고
쌕쌕거리는 숨소리에…
지 청춘
덜 여물어서
덜 딴딴해서
움켜쥐지 못한 것들
지키지 못한 것들
아픈 것은
아픈대로
아쉬운 것은
아쉬운대로
미련이 있어
그래서
더
아름다운 추억으로
굳어져 버린
청춘
--------------------------------------------
권연이(权莲伊) 프로필
1978년 10월 15일 길림성 교하시 출생.
2002년 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 2010년 7월 연변대학 ‘亚飞语言文学’ 석사 학위 취득, 2011년 3월 한국 국민대학 국어국문학과 어학 석사 학위 취득.
2016년 수필 “녀자였던 나를 찾아서”를 발표하면서 등단. 시, 수필 80여 수(편) 발표.
2001년 연변녀성 백일장 동상 수상. 2018년 전국조선족 교원수필 최우수상 수상
연변작가협회 회원, 청도조선족작가협회 시분과 팀장,
현재 청도대원학교 교사.
Comment Canc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