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옌타이은하유치원 원장 이화
1등 ‘나’보다 1등 ‘우리’가 더 자랑스러워
겨울입니다.
사계절 중 제일 찬란한 밤하늘이 있고 개구쟁이들이 막연하게 좋아하는 눈이 있는 계절입니다.
첫눈이 내린지도 한달이 넘었고 그후 한번 더 내렸지만 아이들의 환호와 기대에 어긋나게 땅에 자리잡지는 않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첫눈때는 그나마 푹푹 빠지며 운동장을 마구 달려도 보았고 눈싸움도 했으며 딩굴기까지 하였습니다. 산발기와 썰매가 없어도 푹푹 젖은 옷을 벗고 오구작작 이불밑에서 몸을 녹이며 까르르 웃는 겨울입니다.
어쩌다 엄마아빠 곁을 떠나 유치원에서 밥 짓기, 주먹밥 만들기, 잠자기도 체험해본 겨울입니다. 그날 밤, 겨울 밤하늘에는 ‘도깨비’ 별들이 돋았습니다. 콜콜, 쌕쌕 잠자는 우리 ‘도깨비’들을 지켜주었습니다.
이제 좀 지나면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까치까치 설날’과 ‘우리우리 설날’이 다가옵니다. 우리의 어린시절처럼 우리만의 설날풍경을 만끽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복이 있는 아이들은 한복을 입고 어르신들께 곱게 절하는 그런 풍경들이 한점 두점이라도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떻게 하면 제한된 조건과 환경에서 우리의 언어를 익히고 문화를 심어줄 수 있을까요? 혼자의 고민이 아닌 사회적인 고민을 또 한번 떠올리며 교원만이 아닌, 가정만이 아닌, 이 사회가 한데 잘 어우러져 풀어가고 해결해야 할 사명을 무겁게 받아안아봅니다.
새해에는 우리아이들이 다른 사람을 좀더 배려할줄 아는 아이로, 1등하는 ‘나’보다는 1등하는 ‘우리’가 더 자랑스럽다는 것을 작게나마 알 수 있는 아이로 자라기를 바랍니다.
새해를 맞으며 산재지구의 민족교육에 대한 비뚤어진 시선과 편견보다는 안타까움의 마음으로, 또 항상 응원하는 마음으로 성장하는 우리를 바라봐주신 모든 분들께 정히 인사 드립니다.
다가오는 정유년, 모든 분들께 웃음과 행복이 넘쳐나길 기원합니다.
2016년 1월 6일 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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