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화사업에 불 당겼다
칭다오조선족사회에 문화원이란 새로운 ‘아이콘’이 탄생을 선고하면서 민족문화사업에 다양성과 대중성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9월 8일, 칭다오조선족여성협회(회장 기옥)가 주관하는 ‘여성문화원’이 칭다오한국인병원에서 설립식을 가졌다. 120여 제곱미터에 달하는 ‘여성문화원’은 한국인병원 2층에 위치, 김봉동 원장이 무료로 제공한 것이다.
개혁개방의 물결을 따라 연해도시 칭다오에 정착한 조선족은 어느덧 20만 인구의 시대를 열었다. 그간 조선족들은 신근한 노력으로 통역으로부터 회사의 골간으로, 영세상인으로부터 거대 기업을 이끄는 CEO로 꾸준하게 성장해왔다. 그러나 경제에 너무 치우친 나머지 사회구조가 부조리한 현상이 나타났다. 예전보다 엄청난 부를 축적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적인 고갈을 심하게 느끼고 있었다. 비록 기업협회에서 해마다 민속축제를 개최하고 명목이 번다한 수두룩한 협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와 각자 나름대로 이런 저런 모임들을 조직했지만 말 그대로 ‘모임’이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없었다. 이런 산발적이고 즉흥적인 행사들은 날따라 높아가는 조선족들의 문화적인 욕구를 근본적으로 해소시킬 수 없었다.
김옥 회장은 인사말에서 칭다오조선족여성협회에서는 오래전부터 이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면서 마침 한국인병원에서 활동공간을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두 단체의 손벽이 마주치면서 ‘문화원’이란 추형이 이루어지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진련희 원장은 ‘여성문화원’이란 명칭에 대해 정부 지원의 문화관이나 예술관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문화활동을 지속적으로 조직하기 위해 나름대로 내놓은 고육책이라면서 결국은 앞으로 민족문화관을 일떠세우기 위한 포석이나 복안이 아니겠느냐고 해명했다.
이어 진원장은 ‘문화원’은 여성협회에 소속되어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독립성을 가진 공익기구라고 전제, 어느 한 단체에 억매이지 않고 더우기 먹고 노는 단순한 오락에서 벗어나 한결 전업성적으로 나아갈 것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경영인들을 위한 포럼이나 심포지엄을 자주 개최하고, 민족동화와 민족분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선족 싱글모임을 정기적으로 조직하며, 새로운 시대에 발맞추어 건강관리 강좌도 진행하고, 노래와 춤을 비롯한 여러가지 문예활동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전통음식제작법, 돌찬지 환갑상 결혼식 장례식 등 가정행사의 식순에 대한 상식 소개와 에어로빅 및 골프 강좌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설립식에는 주칭다오한국총영사관 김창남 영사를 비롯하여 영사부인회 4명 멤버, 칭다오한국인회 이강용 사무국장, 박양회 칭다오지회 이석재 회장 등 한국 귀빈과 조선족기업협회, 노인협회, 향우연합회, 문인회 등 단체와 여성협회 회원 등 100여 명이 참가하여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특히 한명숙 한국 전임 총리가 중국 순회 토크 콘서트를 위해 칭다오에 들린 걸음에 ‘여성문화원’ 설립식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행사장을 찾아 축하의 말씀을 해주어 좋은 출발을 예고했다.
장학규 특약기자 zxkhz64@hotmail.com
사진설명: 한명숙 한국 전 국무총리가 설립식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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