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DNA로 뭉쳐진 그룹
칭다오에는 이런 한무리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는 정상적인 이름이 없다. 그들을 만나본 사람치고 대개 그들의 성명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몇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단체도 아니다. 이런 저런 동호회나 협회가 난립해 있는 칭다오에서 그들은 하나의 단체로 등록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매일 수천명의 사람들이 그들의 ‘집’을 드나든다. 그들은 하루가 멀다하게 이런 저런 활동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그리고 그들은 ‘사랑’이란 DNA로 똘똘 뭉쳐있는 그룹이다.
“칭다오 한인들의 모임”
바로 그들이다. 2004년 5월 1일 ‘칭다오 한인들의 교류와 협력’을 목표로 개설된 인터넷 커뮤니티이다. 카페 개설 당시부터 온라인을 통한 정보 교류와 오프라인을 통한 한국인들의 인적 교류와 협력을 동시에 추진한 ‘칭한모(약칭)’는 8년이 지난 현재 3만9천명 여명의 회원이 가입했으며 40여 개 카페 소모임이 연령대별, 지역별, 취미별로 구성되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여러 모임과 활동중에서도 칭한모 봉사단 ‘아름인’이 가장 눈길을 끈다. 2010년 11월에 설립된 ‘아름인’은 ‘아름다운 사람’의 준말이며 ‘상처가 많은 사람(앓음 인)’ 또는 ‘사람끼리 서로 알아가는 일(알음 인)’이라는 뜻을 가진 순수 봉사단체이다. 칭다오내 한국인사회, 더 나아가서 이들이 발딛고 있는 중국인사회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만들어진 ‘아름인’은 회원 및 사회의 후원과 기부금을 받고, 자체로 바자회 등을 개최하여 기금을 조성하는 것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단체나 개인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미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아름인’은 설립되어 한달도 되지 않은 지난 2010년 12월, 조선족이 운영하는 ‘백두산양로원’을 찾아 건물 페인트칠과 벽화를 그려주는 것을 통해 봉사단체로서의 모습과 함께 지역 한겨레사회의 화합과 친목을 도모한다는 메시지를 알려주었다. 지금까지 이들은 계절에 따라 정기적으로 양로원에 찾아가 벽화를 그려주거나 후원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회원들 개인적인 지원도 이어지고 있는데 신천지사우나의 신효철 사장은 벌써 3년째 매달 쌀과 계란, 식용유 등 부식을 지원하고 있으며 여기에 동참한 개인과 단체로 또 ‘한우리싸이클동호회(매달 500위안)’, 한우리싸이클동호회 안동헌 고문(매달 500위안), ‘유팅 서울식당(매달 쌀 2포), ‘훼밀리스크린골프(매달 쌀 5포) 등이 있다. 현재까지 백두산양로원에 지원한 현금과 물품 등이 수만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산양로원에는 조선족노인이 약 100여 명 생활하고 있다.
지모시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고아원 ‘사랑의 집’이 있다. 10여년간 중국의 고아와 지체장애아들을 돌보는 이 고아원에도 ‘아름인’의 사랑의 손길이 닿았다. ‘사랑의 집’과 자매결연을 맺은 ‘아름인’은 합동운동회를 개최하고 잡초 뽑기 등 활동을 전개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루트를 통해 매년 2만 위안에 달하는 고아원의 임대료를 해결해는 고마운 사장님을 소개했으며 교육지원비로 연간 1만 위안을 지원하는 단체도 선정했다. 아울러 애들이 창작한 조각품을 구매하고 한국에 가서 악기를 배우도록 후원하는 등 활동으로 5,6만 위안에 달하는 지원을 해왔다.
올 2월 9일, 칭한모에는 “회원들의 도움이 필요한 가정이 있습니다.”란 글이 올라왔다. 사연은 이러했다. 한국인과 조선족으로 무어진 가정이 있는데 한국인 아빠는 불법체류로 수감중이며 곧 강제출국할 예정이고 조선족 엄마는 무직업자로 슬하에 12세이하 자녀 4명을 두고 간신히 살아가고 있었다. 부부는 혼인신고도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었고 아이들은 국적도 없고 출생신고도 안된 형편이었다. 모든 경제내원이 차단된 상황에서 세집에서 쫓겨나게 된 이 집 식구들은 불 피울 형편도 못되어 한낮에도 이불을 감싸고 있어야 하며 반찬은 물론 아기 분유, 쌀도 떨어진 처지였다. 물론 이 글은 ‘아름인’에서 올린 것으로 그들은 막 현장에 달려가 일단 최소의 생겨비를 먼저 지원하고 급히 달려온 길이었다. 이글은 많은 회원들의 마음을 울려주었으며 현재까지 총 7만 위안에 달하는 성금이 ‘아름인’을 통해 전달되었으며 ‘아름인’은 추방된 아빠를 대신하여 이 가정을 돌봐주고 있다. 노산 자락의 초라한 단층집에서 시왠좡의 아파트로 이주한 ‘초선이’네는 ‘아름인’ 덕분에 활기를 되찾고 있으며 이들의 국적이나 교육 등 실질적인 문제도 해결중에 있다.
이외에도 칭한모에서는 쓰촨성지진 모금, 일본 지진패해성금 모금, 칭다오한글학교 도서기금 모금 등을 통해 세상에 사랑을 전달하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한편 지난 9월 8일에 진행한 한명숙 한국 전 국무총리 토크 콘서트, 금년부터 시작한 제1회 ‘칭다오 한국인의 날’, 슈퍼스타 칭다오(2차 진행), 체육대회 마술공연 등 문화예술 행사를 자주 벌려 재칭다오 한국인들의 문화갈증을 해소하는 중개인 역할도 놀고 있으며 총선과 대선의 부재자 신고 운동도 벌려 한국민으로서의 의무와 권리를 실행하도록 촉구하는 전도사 역할도 수행했다.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한국기업(22)
/장학규 김명숙 기자
zxkhz6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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