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자 심리교실(2)

 

 

 

공감과 존재감

 

길가에서 슬프게 울고 있는 아이를 보았을 때 그 아이의 슬픔을 감지할 수가 있으시죠? 무슨 일이 있기에 저렇게 슬프게 울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체험이 공감입니다. 다른 사람의 기분과 생각을 감지하여 이해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중요한 심리활동중의 하나이지요. 나자신이 경험했던 정경과 비슷한 상황을 보았을 때 더욱 쉽게 공감할 수 있습니다. 하여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일들을 체험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나의 무의식속에 눌러두었던 경력과 같은 상황들을 다시 체험하는 과정에서 나자신을 이해하고 상대방을 이해할 수가 있고 마음의 치유가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누구나 다 공감능력이 있는 건 아닙니다. 

아이가 젖을 먹을 때면 엄마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먹는 아이가 많습니다. 그러다가도 잠간 먹는 것을 멈추고 엄마 얼굴을 바라보면서 활짝 웃기도 합니다. 젖먹이 아이들은 아직 언어능력이 받달되지 않았기에 표정이나 행동으로 자기의 기분을 표현합니다. 많은 엄마들도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수시로 아이의 일거일동을 감지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활짝 웃으면 엄마도 같이 살짝 웃어줍니다. 이것이 공감이겠지요. 이런 공감을 통하여 아이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자기가 관심받고 환영받는 존재라 확신합니다.

어떤 엄마들은 아이한테 젖을 먹일 때까지도 휴대폰을 들여다보거나 자기 일을 합니다. 아이가 기분이 좋아서 엄마보고 활짝 웃었는데 엄마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습니다. 엄마 눈에 아이가 없습니다. 이런 엄마는 공감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습니다. 공감을 느끼지 못한 아이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없거나 자신의 존재가 수치스레 느껴져서 슬프거나 분노하게 된답니다. 사람은 큰 수치를 느낄 때 분노하게 됩니다. 이 아이는 자신은 관심받고 환영받는 존재가 아니고 그런 자격이 없다고 인정하게 된답니다.

많이 성장한 사람들은 무엇인가 사고하고 일을 저지르는 방식을 통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젖먹이 아이들은 아직 사고능력이 받달하지 않았기에 다만 자신의 느낌과 표현을 다른 사람이 감지해줄 때 비로소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젖먹이 아이한테는 엄마와 같은 주요 양육자의 공감능력이 더더욱 필요합니다. 엄마는 아이한테 거울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젖먹이 아이가 어리다고 깔보면 안됩니다, 말은 못해도 눈치는 아주 빠르고 감각능력이 뛰어납니다. 엄마의 기분과 표정을 100% 읽을 수 있답니다. 또 이때 느꼈던 감정들이 한평생 저장된답니다. 

젖먹이 아이한테는 엄마가 세상 전부와 다름없습니다. 엄마가 마음의 눈으로 아이를 볼 수 없다면 이 아이는 세상이 암흑하다 느낄 겁니다. 엄마의 관심어린 눈길을 받지 못한 아이의 마음은 종래로 빛을 볼 수 없는 암흑한 동굴과도 같아서 외롭고 두렵답니다. 세상을 잃은 거나 다름없습니다. 엄마의 확인을 받을 수 없는 아이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없어서 방황하게 됩니다. 이렇게 키워온 아이는 슬프거나 두렵거나 분노하는 기분에 휩싸여 있게 된답니다. 그중 어떤 아이는 자신의 존재를 수치로 느끼면서 자기는 관심받고 환영받는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외롭게 세상을 살 수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엄마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의 눈길을 끌기 위하여 온갖 노력을 다하게 됩니다.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나쁜 짓, 이상한 짓을 하면서라도 관심받으려고 혼신의 노력을 다 한답니다.  관심은 마음을 헤아려주는 것이 진정 관심입니다. 나름대로 평가하고 분석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어떤 아이들은 온통 분노의 감정에 휘말려 모든 사람을 미워하고 인간세상자체를 저주하고 증오하게 된답니다. 이러면 범죄행위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같은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들도 유전성향과 주요 양육자의 세상을 사는 방식이 다름에 따라서 느끼는 감정과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엄중한 범죄를 저지르는 반사회적인(反社会) 사람들은 어쩌면 젖먹이 아이시절에 엄마의 관심을 전혀 느껴보지 못한 아이일지도 모릅니다. 엄마를 보며 활짝 웃어도 엄마는 반응이 없고 방에서 혼자 온종일 울어도 엄마는 들여다보지도 않아서 엄마한테 분노하고 세상이 한심하다며 증오하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범죄행위를 함으로써 엄마 혼자가 아닌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공감은 능력입니다. 한사람의 성장경력을 알고나면 그 사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힘들지만 용서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잘 알고나면 자비도 베풀 수 있다고 합니다 (因为懂得,所以慈悲). 이것이 공감능력입니다.

아이한테 가족한테 친구한테 관심의 눈길을 주세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맞장구 쳐주고 함께 슬퍼하면서 공감해준다면 그 사람의 존재감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자신이 관심받고 환영받고 사랑받는 존재임을 확인했을 때 마음이 아름다워질수 밖에 없습니다. 행복을 느끼고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느 누구를 위하여 공감하는 순간, 세상이 한번 더 아름다워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