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는 삶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지난 1월 중순에 개최된 칭다오여성협회 신년회에서 요식업에서 성공일로를 달리고 있는 서련희씨가 딸을 전도양양한 수영선수로 키워냈을 뿐만 아니라 가정화목을 도모하고 소리소문없이 불우이웃을 도와주고 있는 사적이 소개되어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려주었다.
매일 만원을 이루는 胖二嫂식당에 가면 유난히 목소리가 시원시원하고 겉모습이 보기좋게 통통한 여자가 쉴새없이 바삐 돌아치는 것을 보게 된다. 사장이라는 틀도 없고 그냥 옆집 아줌마처럼 인심좋고 성격이 좋아 누구나 다 친해지고싶은 사람이다.
서련희씨이다. 많은 사업실패와 아픔을 겪고 나중에 수수한 토장국 메뉴 하나로 胖二嫂식당을 청양에 널리 알리게 한 서련희 씨는 부모님과 남편, 그리고 딸 둘과 함께 살고 있다. 38세 젊은 나이에 남편과 함께 식당을 이처럼 성공시키고 두 딸, 특히 큰 딸 강미연(10세)양을 산둥성에서 유일한 조선족 수영 금메달 수상자로 키워냈다. 미연양은 현재까지 칭다오, 상하이 등 정규적인 대회에서 20여개 금메달을 따내어 앞날이 창창한  유망한 수영인재이다.
이쯤이면 만족한 삶을 살 수 있으련만 서련희씨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도움을 주고싶어서 언제부턴가 불우이웃을 돕는 선행을 말없이 해오고 있다.
서련희씨가 선행을 베풀게 된데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한번은 평생을 자식들을 위해 고생하신 어머니가 중환에 걸려 드러누웠다. 의사는 뒷처사를 준비하라고 조용히 알려주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같은 소식에 서련희씨는 눈물이 앞섰지만 그저 이렇게 눈믈을 흘릴 때가 아니란 것을 느끼고 어미니를 구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했다. 병에 좋다는 음식이나 약은 어떻게 해서나 구해서 대접했고 또 어머니와 다정한 옛이야기를 나누면서 삶의 의욕을 북돋아주었다. 정성이면 감천이랬던가.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던 어머니가 그녀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어머니는 본인이 아픈 와중에도 자기보다 아프고 어려운 이웃을 보면 꼭 도와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해주었다. 하마트면 어머니를 잃을번했다는 자책과 더불어 남들도 소중한 부모가 있고 자식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었다.  
그때로부터 서련희씨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하게 되었다.
중국의 빈곤한 지역 어린이들을 돕는 “민들레계획(蒲公英计划)”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서련희씨는 거기에 가입해 귀주성과 사천성을 비롯한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현금은 물론 생활용품과 학용품을  지금까지 40여차 보내주었다. 특히 큰 딸이 수영경기서 받은 여러가지 상품을 모두 아낌없이 보내주었으며 큰 딸도 역시 그것을 무한한 영광과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편 연변의 “중국조선족꽃망울조학장학기금회”에 4번의 장학금을 보냈고 딸은 자기가 모은 용돈 3천원을 선뜻 보냈다. 꽃망울회는 주로 한국, 일본, 미국 등지에서 공부하는 조선족유학생들이 주축이 되어2001년 11월에 설립되었으며 해마다 전국 각지에서 2~4명의 조선족학생을 선발하여 지원하고 있다. 물론 서련희씨와 같은 애심이 많은 국내의 자선가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서련희씨는 이외에도 말없는 봉사활동을 수도 없이 해왔다.
연변에서 따뜻한 가족사랑없이 추운 겨울을 보내야 했던 어린이들에게 돈을 보낸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2011년 여름, 한국 서울에 대형 수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칭다오한국총영사관을 통해 1500위안의 현금과 물품을 전해주었다. 2년전부터는 귀주성과 사천성의 4명 학생, 그리고 칭다오 지머의 1명에게 대학입학은 했지만 부모가 없거나 혹은 부모가 노동능력이 없어 대학에 가지 못한 학생들에게 1년에 1만 위안의 학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지난해 8월 우연한 기회로 지뭐에 있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고아원을 다녀온 후 9월에 가족들을 데리고 고아원을 방문했으며 11월에는 음식점 손님들을 10여명 동원해 고아원을 다녀왔다. 2월2일에는 딸의 학교 교원과 음식점 직원들을 데리고 고아원을 찾아가 물만두를 직접 만들어주면서 고아원 어린들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틑날에는 백두산 조선족 양노원을 방문해 설인사를 하면서 노인들에게 100여 근의 물만두를 직접 사서 전해주었다. 한중친선협회 중국지회에서 개최한 심장병어린이돕기 공연 현장에서도 말없이 후원금을 기증했고 청양구 홍식자를 통해 또한 사랑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이렇게 그가 지금까지 기증한 금액은 무려 30만 위안에 달한다.
큰 딸은 이미 전국 수영경기서 11개의 금메달을 딴데 이어 지난해  11월 25일 칭다오지역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추가했으며 12월1일-2일에 진행된 2천 여명이 참가한 칭다오시중소학생 수영경기서 유일한 조선족으로서 3개의 금메달과 1개 은메달을 또 따냈다. 어느 경기에 가나 자기는 조선족이라고 당당하게 밝히고 경기에 임하는 큰 딸이 너무 기특하다며 서련희씨는 큰 딸로 인한 자부심으로 더 열심히, 그리고 더 많이  베풀면서 따뜻한 삶을 살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불우이웃을 도우면서 베푸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모녀가 고아원을 방문하고 고아원 원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 김명숙 기자 kim0030@126.com


날짜 : 2013-02-27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