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자 심리교실(12)
투사 기법
이제 막 유치원에 입학한 아이 보고 집에 놀러 온 손님에게 “안녕하세요? ” 하고 인사를 드리라고 했더니 아이는 인사 대신 오히려 손님이 싫다고 욕을 한답니다. 엄마는 너무 난처하고 미안해서 손님 앞에서 아이를 훈계하였다고 합니다.
이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손님에게 투사(投射)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수용할 수 없는 태도나 감정 그리고 행동을 외부세계에 돌리는 것을 투사라고 합니다. 투사 또한 생명 최초에 형성된 유치한 자기보호 방식입니다.
생명 최초의 아이들은 외부세계와 미분화된 상태입니다. 자신이 배가 아파도 이런 감각이 내부에서 오는지 아니면 외부에서 오는지 조차도 분별할 수 없어서 아이들은 몹시 혼란스럽고 불안하다고 합니다. 이런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하여 모든 불편한 원인을 외부에 돌리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투사 기법이 생겨났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또 세상은 자신을 위하여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모든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은 자신과 똑 같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중심적 사고방식입니다. 만일 외부세계가 자신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경우 안전감을 상실하고 생존의 위험을 느낀다고 합니다. 하여 자신의 생각을 외부에 투사함으로써 외부세계도 자신과 똑 같다고 굳게 믿고 심리적 불안함을 해소한다고 합니다.
너무도 연약한 생명들은 이렇게 현실을 왜곡하고 자신을 기만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느끼고 세상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인사를 거절하는 아이처럼 생명 최초에 엄마의 거절과 훈계를 많이 받은 아이들은 마음속에 거절하고 공격하는 세상이 그려져 있어서 세상은 자신을 거절하고 공격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거절하고 공격할 거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거절과 공격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해소하기 위하여 선발제인(先发制人)으로 자신이 다른 사람을 거절하고 공격해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절하고 공격하는 세상이 마음에 그려진 아이들은 자신이 나쁘기 때문에 거절당하고 공격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자신이 나쁘다고 생각한 아이들은 나쁜 자신으로 인하여 수치감을 느끼면서 몹시 불안하고 화도 난다고 합니다. 하여 자신의 고통과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하여 나쁜 자신을 외부에 투사하여 다른 사람들을 모두 나쁜 사람이라 하고 세상도 나쁜 세상이라고 질책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투사는 사람이 태어나서부터 체험한 모든 느낌들이 고스란이 마음속에 그려져 있다가 그것이 바탕그림이 되어 외부에 투영되는 자기보호 방법입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살면서 체험한 느낌들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일에 부딪쳐도 어떤 사람은 울고 어떤 사람은 웃고 어떤 사람은 거절하고 공격하는 등 서로 다른 반응을 하게 됩니다. 마음속에 그려진 그림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점차 도덕적인 관념이 형성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성인의 심리적 충돌은 주로 자신 내부의 도덕적인 충돌이라고 합니다.
하여 자신의 마음속에 도덕적으로 용납하기 힘든 생각 충동과 욕망이 꿈틀거리면 사람들은 도덕적 충돌로 인하여 불안하고 긴장하고 부끄럽기도 하여 그것을 외부세계에 투사한다고 합니다. 투영기기(投影仪)와도 같이 마음속의 작은 그림이 몇배, 수십배로 확대되어 외부세계에 투영됩니다. 확대된 그림을 보고 외부세계가 자신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생각하면서 심리적 평형을 이룰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잠시나마 도덕적인 질책을 피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명 최초에 사용했던 투사는 또 모든 사람들이 평생동안 사용하는 방어기제이고 각자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가 미완성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도 반드시 자신과 똑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기 마음대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추측합니다. 상대방이 그렇지 않다고 하면 솔직하지 않다고 하면서 오히려 불쾌해 하기도 합니다. 생명 최초의 자기중심적 사유방식을 고집하는 사랍들입니다.
그리고 공격성이 강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공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항상 먼저 상대방을 공격한다고 합니다. 공격하는 세상이 마음에 그려진 사람들입니다.
또 살다가 왠지 싫어지는 사람이 있을 때, 그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똑같이 싫은 자신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투사되어 싫은 사람이 눈에 보인다고 합니다. 마음속에 수용할수 없는 나쁜 자신이 남아있나 봅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아이시절에 마음속에 그려진 그림대로 세상을 살아간다고 합니다. 우리들 눈앞에 보이는 세상 또한 우리들의 마음이 그대로 비춰진 세상입니다.
다행인 것은 인류는 평생 성장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여 부모들이 성장하면 아이들 마음속의 그림이 달라져서 눈앞에 보이는 세상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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