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이 승패를 결정한다

칭다오. 연변 미소벽지총대리 김호 사장

 

 

 

중국에서는 한때 한국의 벽지가 유행되기도 했으나 이제는 질좋은 국산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중 중국 브랜드인 미소벽지(米素壁纸 MESU)가 하단 2위부터 27위까지 합친 판매량을 넘어설 정도로 벽지업계 판매량 1위에 우뚝 솟아있다. 

미소벽지의 칭다오총대리 및 연변조선족자치주 총대리를 맡고 있는 김호(38세) 사장을 칭다오시에서 가장 큰 청양도매시장 북쪽에 위치한 도자기시장옆 2층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호 사장이 벽지사업을 시작한지 12년이 되었다.  현재 청양구에 사무실 겸 판매점을 갖고 있는 동시에  시북구 랴오양서로(辽阳西路)에 위치한 푸얼마(富尔玛)건축자재시장 2층, 이창구 군봉로(君峰路)에 위치한 다웡(达翁)장식관1층 등 모두 3개 영업장소를 갖추고 있다. 이외 연변조선족자치주 수부인 연길시 하남가 어우상가구(欧尚家居)판매시장 지하1층에도 판매점, 용정시내에도 매장을 별도로 차리고 있다. 

김호 사장의 회사에서는 소비층이 높은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기존의 벽지에 2미리 정도의 보석을 초음파 기계로 박아넣어 고급스럽고 우아한 보석벽지를 자체 생산하여 미소벽지 본사에 납품, 판매하고 있다.

건물 내벽이나 천정에 바르는 종이를 벽지라고 하는데 환경적인 목적으로도 벽지는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 옛날 황토나 진흙 등 자연적인 소재로 건축물을 지을 땐 벽지의 가치가 거의 없었지만 시멘트와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현대 건축물의 특성상 시멘트와 콘트리트가 뿜어내는 거친 향취와 유독 물질, 습기 등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벽지이다. 

 가정들에서는 대개 합지벽지와 실크벽지를 사용한다. 최근 다양한 소재와 컬러로 출시되어 인테리어의 중요 요소중 하나가 되었다. 도배집 아저씨가 가져오는 두꺼운 샘플집을 보면 고르기도 전에 귀찮아질 정도로 다양하다. 

 벽지를 벽이나 천정에 붙일 때 쓰는 접착제가 아토피의 원인이 되기도 하기에 천연 벽지나 접착제를 쓰는 경우도 많아졌다. 

          

 인연을 소중히 하라

 고향이 지린성 용정시인 김호 사장은 1998년 18세때 군에 입대하였다. 요녕성 와팡댄 (瓦房店)육군부대에서 3년간 잔뼈를 굳혀온 그는 2001년 제대하여 칭다오시 자오저우에 있는 삼영(三永)신발공장에 취직하게 되었다. 

 기계수리, 전기, 용접 등을 2년 넘게 배우다가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저 김해(金海)상무유한회사라는 상호를 차리고 독립해나왔다. 박스인쇄업종 관련 업무를 하던 중 2006년말에 우연히 알게 된 한국분의 주선으로 벽지업종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한국에 출장 가서 몇개의 벽지공장을 고찰하고 돌아와 본격적인 한국벽지 판매를 시작했다. 신한, 엘지, 코스모스 등 브랜드의 벽지를 수입해 시안, 신장, 후베이 등지에 도매로 판매하였다. 수입도 두둑했다. 그러나 벌어온 돈은 자체로 벽지 브랜드를 개발하는데 다 밀어넣었다. 자체 브랜드의 10여 종 샘플책을 만드는데만 600세트 160만 위안이 들어갔다. 자체 브랜드 벽지판매에 소요되는 물량 확보에도 엄청난 돈이 수요되었다. 결국 손을 털고 나앉았다.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피부로 느낀 경험이었다. 

 지식과 기술의 필요성을 느낀 김호 사장은 그후부터 국내 벽지 관련 세미나 또는 학습반이 있으면 빼놓치 않고 다녔다. 

 항저우에서 열린 벽지학습반에 갔을 때이다. 한 책상 옆에 두눈에 정기가 도는 나이 비슷한 한족과 함께 앉게 되었다. 김화(金和)라는 이 친구와 대화를 나누던 중 그의 사유가 너무나 활발하다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 도매시장이나 가구판매시장에 전시하여 판매하던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오프라인이 결합된 방식으로 해야 출로가 있다는 주장에 귀가 솔깃해졌다. 짧은 이틀 간이지만 두 사람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3년간 군인생활을 해온 김호 사장의 호방한 성격에 상대도 상당한 호감과 친근함을 보내왔다. 

 이런 사소한 인연이 김호 사장의 앞으로 진로를 결정할 수 있을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그때 만난 김화 사장이 현재 전국적으로 벽지판매업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미소벽지 사장이 될 줄이야. 물론 그때의 미소벽지는 지명도가 없었다. 그러나 그가 톈마오상청(天猫商城)에 온라인 판매를 개시하면서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디테일이 승패를 결정한다

  자체브랜드 개발로 벽지사업에 난항을 겪던 중 김호 사장의 머리에 떠오른 것이 바로 미소벽지의 김화 사장이다. 전에도 친구처럼 지내면서 그의 발전궤적을 유심히 살피던 터이다. 총대리 건은 너무나 쉽게 해결되었다. 

  김화 사장은 칭다오시와 연변자치주의 총대리권을  모두 김호 사장에게 넘겨주었다. 

  김호 사장의 말마따나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로 재기에 도전하였다. 자체로 사업을 하면서 겪어온 경험들이 소중한 밑거름이 되어 주었다. 

  미소벽지는 톈마오상점(天猫商城)에서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먼저 선정을 한다. 그다음 지역대리점을 찾아 현물을 확인한다. 그러나 아직도 본인들이 직접 시장을 돌다가 물건을 선택하여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날 가게에 빨간 수건을 머리에 두른 촌스런 농촌 아주머니 한명이 찾아왔다. 가정집에 붙일 벽지를 구매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 같으면 소홀히 대할 수도 있으련만 김호 사장은 친절하게 접대했다. 그의 까다로운 요구에 일일이 맞게끔 해주었다. 특히 자신이 직원들을 데리고 직접 308도로옆 류쟈쇼수이촌(刘家小水村)에 위치한 그 아주머니네 집으로 가서 벽지공사까지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고 돌아왔다. 벽지시공 범위를 벗어난 집안청소도 깨끗하게 해주었다. 

  이틑날 아주머니가 남편을 대동하고 가게를 다시 찾아왔다. 청양에서 소방자재를 판매하는 남편은 보기 드문 부자였다. 아내에게서 사연을 전해들은 남편이 믿음이 간다면서 주위 사람들을 소개해주기 시작했다. 단번에 세집의 공사계약이 이루어졌다. 이 사장과는 오늘까지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김호 사장은 매주 화요일이면 15명 되는 칭다오의 전체 직원들을 모아놓고 업무총화회의를 꼭꼭 조직한다. 각 매점의 지난주 판매량, 개인업무 체크, 주 고객 분석, 새로운 제품에 대한 공부를 진행한다. 평상시 직원들에 대한 깐깐한 관리가 결국에는 소비자들에 대한 바른 서비스태도로 직결된다고 믿고 있었다. 어느 한 세부에 누수가 생기면 결국에는 성패에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미소벽지는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투명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김호 사장의 말대로 양심적인 가격을 있는 그대로 소비자들에게 제시해준다. 까다로운 유럽CE품질인증까지 받은 제품이다보니 전국적인 통일가격을 소비자들도 이젠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가격흥정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물건을 사면 서비스로 기타 다른 물건들을 공짜로 넣어주군 한다. 

요즘 김호 사장은 칭다오조선족장식협회 기타 회원들의 물건 중에서 벽지와 함께 판매할 수 있는 (打包销售) 제품도 적극 선택하고 있다. 

김호 사장의 디테일에 대한 중시는 수입 증가로 이어져 현재 미소벽지의 연간 판매량은 몇백 만 위안에 달하고 있다. 

김호 사장은 현재 칭다오조선족장식협회 상무이사, 재칭다오 용정향우회 이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연길에는 두달에 한번 꼴로 출장을 가는데 현재 연변장식협회 상무이사로서 연변TV 토요테이트에 인기인물로 방영되기도 하였다. 

“환경보호,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앞으로 중국 아파트도 점차 인테리어장식을 다 마무리한 상태로 판매하는 형식(拎包入住)으로 가게 됩니다. 매 가정마다 또 자기 개성에 맡는 벽지를 선택하는 경향이 훨씬 많지요. 우리는 앞으로 이러한 변화의 방향인 아파트 세부인테리어에(软包装) 초점을 맞추어 부단히 노력할 것입니다.”

미소벽지, 미소커텐 칭다오, 연변총대리 김호 사장의 말이다. 

/ 박영만 기자

사진 설명: 세절이 성패를 결정한다고 믿는 미소벽지의 김호사장이 제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