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한 절망하지 않는다
칭다오조선족 여성 차옥매씨의 삶의 스토리
사진설명: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아픔을 힘으로 바꿔 꿋꿋이 삶에 충실하는 차옥매씨.
칭다오시 청양 지역에서 난도가 도정쌀정미소(暖稻家鲜米店)를 운영하고 있는 조선족 여성 차옥매(흑룡강성 할빈시, 39세)씨가 힘겹고 아픈 삶을 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무남독녀로 태어난 차옥매씨가 다섯살 되던 해에 어머니가 결장염(结肠炎)에 걸렸었다. 병이 심해질 때면 늘 혈변이 생겨 변기에 가득 묻은 피를 보면서 차옥매씨는 많이 두려웠지만 어린 나이에도 어머니를 살려내야 한다는 마음을 다졌다.
차옥매씨는 어머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학교에 다니면서 밥을 짓고 빨래를 하면서 가정 중임을 짊어지기 시작했고 아픈 엄마의 병치료를 해드리고 가정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열심히 공부해 2001년에 우수한 성적으로 하얼빈상업대학 포장공정학과에 입학했다.
차옥매씨는 대학을 졸업하기 바쁘게 칭다오에 진출해 모 한국무역회사에 출근했다. 23세나던 해에 아버지가 뇨독증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경제부담이 한결 심해졌지만 오기로 하루하루 억세게 버텨냈다. 그러다가 어쩔 수 없이 2011년에 한국행을 선택했다. 그러나 2014년에 어머니의 병이 가중되면서 다시 칭다오로 복귀해 일면 중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열심히 어머니의 병구완에 나섰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적극적인 마인드로 역경을 이겨내던 차옥매씨에게 뜻밖의 행운이 뒤따랐다. 한번은 약값에 보태려고 친구의 소개로 칭다오시내에서 개최된 농기계전시회에 아르바이트삼아 통역으로 나가게 되었다. 포장공정학과 전공 출신이라 난이도가 큰 기계 전문분야 통역을 훌륭하게 완성했다. 그번 통역을 계기로 알게 된 한국 사장의 권유로 차옥매씨는 중국시장 담당을 맡고 한국농기계 판매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차옥매씨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 본사의 도정쌀 정미기계를 구입해 올 2월에 직접 정미소를 오픈해 운영하고 있으며 코로나로 인해 한국사장이 중국에 들어올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시장 영업은 물론 모든 관리까지 책임지고 나섰다.
그러나 코로나 19 사태에 맞서 싸우는 와중에도 시련이 거듭 들이닥쳤다. 먼저 하늘같이 뒷심이 되어주었던 남편이 심장수술을 하면서 기운을 많이 상했다. 거기에 65세난 어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는데다 고질병인 결장염이 더 심각해졌고 당뇨병까지 겹쳐 치료비가 무더기로 들어갔다. 더욱 그들 가정을 벼랑가로 몰아가는 것은 올해 13살나는 아들이 어려서부터 심각한 자폐증으로 시달리는 것이다.
다행히 친구 이해화씨의 소개로 가입한 칭다오조선족여성협회에서 그의 딱한 사정을 전해듣고 관심과 도움을 보내주었다. 협회에서는 자체로 마련한 자선바자회에서 회원들을 동원하여 그의 쌀을 구매하는 등 행동을 통해 그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지난 8월7일 칭다오조선족여성협회에서는 회원사 방문의 일정으로 정인순 회장을 비롯한 운영진 성원과 부분 회원대표 10여명이 차옥매씨가 운영하는 정미소를 찾아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기도 했다.
차옥매씨는 “아픈 마음을 다독여주고 위로해주는 협회가 있어 사는게 많이 힘이 생긴다”면서 “응원해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차옥매씨는 실망하지 않고 끈질지게 주어진 운명과 다투다보면 언젠가는 이기는 길이 나질 것이라면서 그 날이 오면 사회에 받은 것 이상으로 되돌려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인순 회장은 “회원들이 어려울 때 서로 도와주면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협회를 통해 삶에 대한 자신감을 더 찾아 씩씩하고 강인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살아있는 한 절망하지 않는다”
차옥매씨의 감동적인 삶의 스토리는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한가락의 희망이 되여주었으면 한다.
/ 김명숙 기자
20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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