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로 108홀에 도전 성공한 골프매니아

칭다오조선족골프협회 한검파 제10기 회장

 

 

  하루에 도보로 60킬로를 걸어 108홀에 도전한다면 누가 믿을까

  칭다오에 그런 골프매니아들이 있다. 한검파 사장이 그 중 한사람이다.

  코로나로 어려운 올해 일년 중 낮시간이 가장 길다는 6 22일 하지(夏至), 새벽 4시 쯤에 칭다오 화산골프장에서 4명 조선족골프애호가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간단한 준비를 마치고 4 45분부터 라운딩을 시작했다. 클럽하우스가 문을 열지 않았기 때문에 갈아 입을 옷들을 배낭에 멘채였다. 부지런히 36홀을 치니 아침 8시가 조금 넘었다. 서둘러 가방을 탈의실에 갖다 놓고 2명씩 한조로 라운딩을 이어갔다. 앞팀은 박영석 사장과 한성일 사장이, 뒤팀은 한검파 사장과 전치국 사장이 조를 무어 출발했다.

 이번 108홀 골프 한계 도전은 한검파 사장(47)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2008년부터 골프를 접하기 시작한 한검파 사장은 골프의 매력에 빠져들어 매일 새로운 성적에 도전하는 쏠쏠한 재미에 몸 속의 창업세포들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라고 한다.

  한 사장은 싱글성적을 내보려고 노력했지만 80, 81타 스코어를  30여번 기록하면서도 시종 도달하지 못했다. 2015 5 17일 한검파 사장은 톈진에 있는 파울골프장에서 친구와 사업파트너 3명과 함께 78타를 기록한 적이 있었다. 생애 첫 싱글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골프를 배운지 딱 7년만이다.

 그 이듬해인 2016 7 26, 한검파 사장은 자신의 생일인 이 날에  화산골프장에서 75타의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15개에 보기 3개의 훌륭한 스코어를 낸 것이다.

 싱글에 달성하고 최고의 스코어를 냈으니 이번에는 골프마라톤의 극한에 도전하고 싶었다. 하루동안에 걸어서 몇홀을 칠 수 있는지 자신의 극한에 도전하고 싶어진 것이다. 그의 제안에 연변 한고향 친구들인 박영석, 한성일, 전치국 사장이 선뜻 나섰다.

 이들의 기록 돌파 도전에 대해 화산골프장측에서는 최대한 편의를 봐주기로 하였다. 라운딩 도중 앞에 밀릴 경우 무조건 우선 통과시켜주고 연도에 마시고 먹을 수 있는 모든 음식 및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들은 11시 반에 이미 54홀을 완성하고 간단한 점심식사를 마친 뒤 도전을 이어갔다.

 골프를 쳐본 사람이라면 18홀 골프를 치는데 체력이 얼마나 소모되는지 잘 안다. 골프카트를 타고 치면 괜찮지만 순 도보로 칠 경우 18홀당 평균 10킬로 좌우 걷게 된다. 108홀을 치려면 적어서 60킬로 이상을 걸어야 한다.

 마라톤이라면 무조건 달리기만 하면 되지만 골프마라톤은 걸으면서 한타한타 골프를 쳐야 한다. 숲이나 계곡, 연못, 벙크, 러프, 작은 산등성이 등 장애물들을 부단히 정복하면서 라운딩을 완성해야 한다. 즉 골프수준이 어느 정도 높고 체력이 따라가는 사람이라야 마라톤 골프 도전이 가능하다. 실제 이 날 도전을 위하여 한검파씨는 코로나19 기간에도 열심히 체력을 비축해왔다.

 오후 들어 진정한 시련이 다가왔다. 한여름의 뜨거운 햇볕의 작열하에 이들은 점차 지쳐갔으며 얼굴마다에 진땀이 송골송골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포기냐 견지냐, 물론 여기도 포기해도 누구 하나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모두 자신들이 즐겨서 하는 운동이고 더욱이 자신의 극한이 어디까지인지를 알고 싶어서 도전했기 때문이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한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라운딩을 하는 모습에 골프 치러 나온 손님들이 옆에서 격려의 박수와 화이팅을 보냈다. 골프를 치던 손님들은 뒤에서 이들이 오는 모습만 보면 모든 샷을 멈추고 환호로 응원했다.

  한검파 사장은 자신이 마치 미국 PGA 골프프로대회에 나선 선수만이 받을 수 있는 대우를 받는 느낌이었다고 당시 기분을 즐겁게 회억했다. 무엇이든 꾸준히 견지하면 보람을 느낄 날이 온다는 것을 새삼스레 터득한 경험이기도 했다.

 황혼이 다가올 무렵 문제가 발생했다. 전에 축구를 하다가 다친 발목이 팅팅 부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그는 이를 악물고 견지했다.

  이날 한검파 사장은 저녁해가 질 무렵에 기어코 108홀이라는 화산의 역대기록을 비기면서 도전을 마무리했다!

  도전이 끝난 후 걸을 수 없어 며칠간 집에서 쉬면서 한국인병원 김봉동 원장에게서 침구를 맞았다는 후문이다.

  코로나로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한검파 사장의 극한 도전사적은 해안선미디어 위챗 매체를 통해 골프계에 널리 알려지면서 한검파 사장은 '마라톤골프용사'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연변 용정이 고향인 한검파씨는 무장경찰부대 출신으로서 2006년에 칭다오에 진출하였다. 2013년부터 박대감음식점 브랜드를 창출하여 지금까지 체인점 사업을 하고 있다. 박대감음식점은 베이징, 텐진, 연변, 칭다오, 하이난, 장자제 등 지역에 23개까지 점포를 확장하였으나 크로나19의 영향으로 현재 15개 업체만 운영하고 있다.

  금년 10월 초, 한검파 사장은 고향 동생들과 함께 칭다오시 청양구의 번화가인 칭터만달광장 옆에 대중화 가격의 한가족해물불고식당(一家人海鲜烧烤大排)을 새로 오픈하였다. 이날 개업식에 전국조선족골프협회 황민국 명예회장을 비롯한 윤동범, 박영권, 마동국, 박일화 이철호 등 기업인 80여명이 참석했다. 한검파 사장이 박대감체인점에 만족하지 않고 부담없는 대중화 식당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한검파 사장의 인품과 골프 열정에 반한 칭다오조선족골프협회 제9기 회장 윤동범 사장은 제10기 회장이라는 중임을 그에게 넘겨주었다. 2018년부터 2년 간 회장을 맡은 한검파 사장은 향우회 월례대회, 산둥성조선족골프대회 및 라이더컵 골프초청경기 등 굵직한 대회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주인공이다. 한검파 사장이 골프협회 회장을 담당하는 기간 칭다오조선족골프협회는 전국대회 우승도 안아오고 매기 내부 대회 때마다 200명이상이 참가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였다.

 홀인원을 못해본게 가장 큰 아쉬움입니다. ”

 3홀에서 150야드 이상의 홀컵에 한꺼번에 공을 넣어버리는 홀인원은 기술도 실력도 수요되지만 운수가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 골프계의 시각이다.

  영원한 불가능은 없습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합니다. ”

  한검파 사장의 얼굴은 어느새 신심으로 가득차 있었다.

  / 박영만 기자


 사진설명: 골프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구상하고 있는 한검파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