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담근 김치 맛있나요
산둥 한족 며느리 조선족 가문의 자랑으로

 

 

산둥성 지닝출신의 31세 젊은 한족 며느리 장옌링(藏延苓)씨가 조선족 남편 이해일씨와 행복하고 화목하게 사는 이야기가 요즘 동네 미담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씨는 결혼 13년동안 남편과 두 딸외에도 70세 넘은 시부모, 시누이와 시누이의 아이, 그리고 시 어머니의 동생까지 아홉명  3대가 같이 한집에서 살면서 얼굴 한번 붉히지 않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어 주위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장옌링씨는 고향에 109살 나는 할머니가 계시는데 평소에 어머니가 할머니를 정성껏 모시는 것을 보고 효도를 몸으로 익혀왔었다. 17살 나던 해에 칭다오시 청양구의 모 한국가방공방에 입사하여 일하던 중 같은 회사에서 관리직으로 있던 이해일씨를 만나게 되었다. 이해일(48세)씨는 장씨보다 나이가 많고 또 이혼한 몸이었지만 사람이 직심이고 열심히 사는 모습이 장씨의 마음을 끌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부모들이 극구 반대하여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딸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들도 너그러이 받아준다고 한다. 
장씨는 결혼 후 시부모를 깎듯이 모셨다. 눈치가 빠른 장씨는 시부모가 좋아하는 음식을 말하지 않아도 척척 알아서 챙겨드리고 김치도 직접 배워서 담갔으며 된장찌게도 그럴듯하게 끓여서 밥상위에 올려주는 등 한족 며느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렵도록 정성을 다했다. 명절때면 모든 가족에서 한복을 맞춰주고 가족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른 젊은이들처럼 친구모임에도 나가고 여행도 즐기고싶겠지만 언제나 위 어른들을 우선시하고 가족을 위한 것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습관처럼 말하는 그녀는 누가봐도 조선족 며느리 못지 않은 훌륭한 며느리였다.
이들 부부는 자식 교육에도 등한시하지 않았다. 결혼 초기에는 많은 식구가 손바닥만한 집에서 살면서 딸애들 우유을 사먹일 돈도 없어 고생이 막심했지만 하나하나 어려움을 이겨나갔다. 큰딸은 이젠 제법 커서 칭다오시 모델시합 유아조에서 금상을, 전국모델시합 유아조에서 은상을 따내기도 했으며 딸들은 모두 부모의 영향을 받아 집에서 예의 바르고 노인들을 존경하는 어린이로 자라고 있다.
2009년부터 독립적으로 가방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들은 오픈 1년후에 벌써 매출액 100만 위안을 올릴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제품은 한국과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현재 직원이 60여 명이 있다. 10여 년 동안 가방일만 해온지라 가방 디자인만 봐도 척척 만들어내고 원가 계산도 할줄 아는 장옌링씨는 회사에서 남편의 든든한 내조가 되고 있다.
시부모도 모두 교원 출신으로 사리에 무척 밝아 여러모로 며느리를 아껴준다고 한다. 휴가나 명절때면 가족회의를 열어 그간 고생한 며느리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등 며느리에 대한 시부모의 사랑도 남다르다고 한다.
남편 이해일씨는 아버지가 중병에 걸려 치료비가 딸릴 때 아내가 선뜻 친척들을 찾아가 돈을 꿔와서 급한 대목을 넘긴 적도 있다면서 한족마누라에게 늘 고맙고 미안하다면서 평생 아끼고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만이 아내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 한복차림으로 가족사진을 남긴 행복한 가족


/ 김명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