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혁신기업으로 업그레이드, 한국제품보다 10 ~ 40% 저렴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가전시장에서 하이얼은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제품 매출에서 세계 시장의 7.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보다 1.7%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3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하이얼의 전신은 1984년 중국 정부가 냉장고를 만들기 위해 세운 `칭다오냉장고공장`. 조그만 시골 공장이었던 하이얼은 현재 전 세계 21곳에 24개 공장이 있으며 7만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하이얼이 짧은 시간에 글로벌 기업으로 클 수 있었던 것은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싸구려 복제품을 만들기보다는 품질과 사후관리에 주력했다. 하이얼 전시관에는 장루이민 회장이 직원들 앞에서 불량 냉장고 76대(당시 냉장고 1대 값은 중국 평균 근로자의 석 달치 임금)를 때려부쉈다는 망치가 전시돼 있다.
하이얼의 성장은 놀랍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신흥시장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233억달러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21년 연속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냉장고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를 넘는다.
하이얼은 단순히 백색가전의 강자로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2`에서 하이얼은 투명한 TV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하이얼이 공개한 55인치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TV는 TV가 꺼져 있을 때는 투명한 유리지만 전원이 들어오면 TV 화면이 나온다. 그동안 △짝퉁 △모방 △저가로 악명을 떨치던 하이얼이 최첨단 신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하이얼의 TV 부문은 중국 업체 가운데서도 후발주자로 꼽힌다. 하지만 차곡차곡 쌓아온 연구ㆍ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혁신제품을 출시한다면 하이얼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 확실하다.
하이얼은 현재 10곳의 R&D 센터를 운영하며 질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발표한 기업 R&D 능력 순위에서 하이얼은 조사대상 723개 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인들에게 하이얼 브랜드는 `신뢰` 그 자체다. 중국 최대 가전유통매장 궈메이(國美)에서 만난 대학생 장루웬 씨(22)는 "하이얼은 좋은 품질의 제품을 외국 제품보다 10~40% 싼값에 판매하고 있다"며 "하이얼은 중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장루이민 회장의 자서전을 쓴 후융 인터넷발전센터 대표는 하이얼의 급성장 비결에 대해 "`선난후이(先難後易)`의 창업정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하이얼 냉장고는 중국이라는 커다란 내수시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품질 기준이 까다로운 유럽 시장에 진출해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최고점을 받으면서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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