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폐렴횐자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조선족 간호사 3

 

 

생사를 넘나드는 의료현장에서 

폐렴중증환자들을 최근 거리 간호

 

 

조선족 전경 간호사를 포함한 산둥의료일군들이 호텔에서 적응훈련을 한창 하던 때, 호텔에서 차량으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대별산구역중심센터병원(大别山区域中心医院 이하 대별산병원으로 약칭)은 공사가 한창이었다. 

황강시(黄冈市)중심병원의 새로원 분원 공사였던 대별산구역중심의 원래 계획은 금년 5월에 입주하게 되어 있어 기초시설이 어느 정도 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갑자기 터진 신종 바이러스 사태로 턱없이 부족한 병원시설 보충으로 신속한 시공이 발등에 떨어졌다. 

1월 25일부터 500여명 시공일군과 10여대 공정기계장비가 투입되었다. 이들은 48시간 내에 즉 1월 28일 저녁에 병상이 1000여개 되는 호흡발열환자들을 전문 수용하는 병원을 만들어내는 기적을 창조했다. 사람들은 스촨 원촨(汶川)대지진때 며칠 사이에 일떠 세운 소탕산(小汤山)병원 이름을 따서 대별산병원을 황강판 ‘소탕산병원’이라고 친절하게 부르고 있다. 

 바로 이 병원에 24살 나는 나젊은 조선족 전경 간호사가 투입된 것이다. 

 산둥성에서 온 제1진 138명 의료일군과 후난성에서 온 제1진 의료팀 전원이 28일과 29일 육속 대별산 병원에 투입되었다. 황강시중심병원으로 부터 신종 코로나 페렴환자들을 실은 구급차들이 끊임없이 운송되어 왔다. 생사와 경각을 다투는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1월 29일 저녁 전경 간호사가 편입된 7인조 의료팀이 대별산병원 LCU 병실에 투입되었다. 

옌타이병원에서 온 의사가 조장을 맡고 성원으로는 웨이하이에서 온 전경 간호사 외에 지난, 둥잉, 린이에서 온 의사와 간호사가 포함되었다. 이들은 다른 조와 4시간에 한번씩 교대근무를 하게 되었다. 4시간 교대제는 병원 영도층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실제 상황에 근거하여 제정한 과학적인 규정이었다. 4시간이라고 하지만 방호복을 입고 소독하는 절차 및 근무가 끝난 후 소독절차 등을 거치고나면 매번마다 7시간을 훨씬 넘기기가 일쑤이다. 

4시간 교대제는 윤변으로 시작되는데 첫날 29일 밤 12시 근무시간이었다면 30일에는 저녁 8시부터 12시까지, 그 다음날에는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순이다. 휴식일은 따로 주어지지 않는다. 

전경 간호사가 소속된 7인 의료팀에 2인 1실의 병실 6개, 12명 호흡기 곤난 중증환자들에 대한 치료임무가 떨어졌다.

금방 새로 지은 병원이라 여러 시설들이 구전하였지만 중앙에어컨 만은 사용할 수가 없다. 공기유동으로 인한 병독감염을 막기 위해서이다.  2월의 황강날씨는 영상 1도에서 10도 좌우를 웃돈다. 에어컨을 켜지 못하다 보니, 특히 저녁에 근무하는 의료일군들은 저온 추위에 견뎌내야 했다. 병원에서 급히 발열가전제품을 설치해주었지만 언제 가서 한가하게 쬐일 새가 없다고 한다.  

ICU는 우리말로 집중치료시설 혹은 집중감시시설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인 의료설비로는 충분히 관리할 수 없는 위중증환자나 대수술 후의 환자를 대상으로 24시간 계속 감시하며 필요에 따라서 신속한 구급조치를 하기 위해서이다. 

  혈압, 맥박, 심전도, 호흡수, 요량(尿量) 등을 지표로 삼아 환자의 전신상태를 주야로 파악하는 한편 이들 정보를 바탕으로 한 호흡, 순환관리, 영양, 체액 균형유지 등의 대책을 집중적으로 시행한다. 

  이를 위한 시설로 생체연속감시장치, 혈액가스, 혈청전해질(血清电解质) 분석장치 등이 기능적으로 배치되어 있고 이들 기기를 충분히 조작할 수 있는 전문의와 숙력된 간호사가 각각 교대로 치료와 간호를 담당한다. 

 점적주사를 놓아주는 등 환자치료를 위한 일 외에도 위중증환자들을 침대에 눕히고 대소변을 보게 하며 누운 상태에 변화를 시켜주는 일이 전경 변호사의 몫이다. 어찌보면 환자들과 가장 최근 거리에서 근무하는 의료일군인 것이다. 그만큼 감염확률이 가장 큰 것도 간호사이다. 환자들의 목구멍에 건가래가 걸리면 그걸 끄잡어내고 뒷잔등을 두드려주는 일은 다반사이다. 체통이 큰 환자들을 다루는 것은 당연히 남자간호사인 전경씨의 몫이었다. 

더구나 이 환자들이 현재 말만 꺼내면 기피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들이고 그것도 하나하나가 생명이 위급한 상태라고 생각해보라.  

  바로 이같은 열악한 사신의 최전선에 산둥 웨이하이시를 대표하여 나젊은 조선족 간호사가 자신의 생사를 뒤로 하고 헌신적으로 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4년동안 웨이하이 ICU 에서 근무한 경험이 많은 전경 간호사인지만 처음 환자들을 접촉할 때는 저으기 두려움이 들기까지 했다. 그러나 인차 마음을 다잡아 안정시켰다. 이미 전장판에 나온 이상 사나이답게 용감하게 싸워보자. 전경 간호사의 일솜씨는 점차 숙련되어 갔다. 

 12명 환자 한명한명씩 차례로 6개 방을 도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반 환자들은 그래도 괜찮지만 악성페렴 중증환자들이다보니 호흡상태가 악화하거나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위급상황이 오면 지체없이 달려가 의사와 함께 구급절차에 돌입해야 했다.  이 환자를 구급하느라 진땀을 빼는데 저쪽에서 구급신호가 온다. 이렇게 허둥지둥 오가다보면 4시간은 후딱 지나간다. 

  그야말로 총성없는 전쟁판이나 다름 없었다. 29일부터 지금까지 모두 5명 환자가 죽어나갔다. 

  그 힘든 와중에도 그나마 전경 간호사에게 위안이 되는 일이 두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첫날에 점적주사를 놓았는데 정확하게 한방에 동맥혈을 찌른 것이다. 안개가 끼고 물방울이 맺힌 호목경의 희미한 시야 상태에서 그것도 장갑을 세겹 낀 손으로 한번에 완성한 것이 자신이 보기에도 대견했다. 위생학교에서의 실습과 웨이하이중심병원에서의 업무경험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두번째는 자신이 간호하던 3명 환자가 완치되어 퇴원한 것이다. 제5침대와 제6침대에 누워있던 나이가 듬직한 남녀 환자가 퇴원했을 때 그는 무등 기뻣다. 특히 제5침대의 아주머니는 병세가 호전되어 퇴원할 때 진경 간호사에게 처음으로 웃음을 보여주기까지 하였다. 그 웃음을 보는 순간 그는 지금까지 수고한 모든 일들이 보람있었다고 느껴졌다. 

 “모든 죽어가는 이들을 살려내야지-”

 그는 혼자말로 되뇌였다. 

  / 박영만 기자